[`K-ICT 기술사업화 산실` ETRI/1] 공공 연구기관 최초 기술료 `1조`… 156곳 창업의 요람

이준기 2022. 10. 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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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으로 '기술사업화' 앞장
3년간 팬데믹에도 1754억 벌어
유망기업들 전 주기 맞춤지원도
대전 유성구 ETRI 전경 ETRI 제공
최근 3년간 ETRI 기술료 성과 <자료:ETRI> *그래픽에서 1002=> 1025, 84%=>58% 수정 요청
최근 3년간 ETRI 기술료 성과 <자료:ETRI> *그래픽에서 1002=> 1025, 84%=>58% 수정 요청

연 30조원이 투입되는 국가 R&D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공 연구성과를 시장·산업과 연결하는 '기술사업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 R&D 결과물의 기업 이전이나 특허 라이선싱, 창업기업 직접 출자를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이를 다시 국가 R&D에 재투자하는 기술사업화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대표 ICT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976년 설립 이래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를 시작으로 와이브로, 지상파 DMB, LTE-어드밴스드, 자동통역기술 등 대형 연구성과의 기술사업화를 통해 '기술료 1조원 시대'의 막을 열었다. ETRI는 글로벌 기술사업화를 위한 전주기 통합 플랫폼과 세계 최고 수준의 인력, 자원, 인프라를 바탕으로 'K-ICT 기술사업화 산실'로 자리잡았다. ETRI의 기술사업화 성과와 전략, 계획을 4회에 걸쳐 살펴본다.

◇ETRI, '돈 버는 혁신 연구기관' 반열= ETRI는 설립 후 지난해까지 기술이전과 특허 라이선싱, 기술출자 등을 통해 총 1조629억원의 기술료 수입을 올렸다. 기술료는 자체적으로 창출한 연구성과를 기업 등 외부에 이전하는 대가로 받은 수입으로, 기술료 누적 1조원 달성은 공공 연구기관 중 ETRI가 최초다. 특히 2000년대초 CDMA 단일 기술로 미국 퀄컴으로부터 총 3200억원의 기술료 수입을 올려 글로벌 ICT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이전 성과를 넘어 해외에서 막대한 기술료 수입을 벌어들인 것이다.

ETRI의 기술사업화 성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존 기술이전에 따른 정액 기술료를 받는 기술사업화 전략을 특허기술료, 경상기술료, 기술출자 등으로 다변화해 수익화 구조를 재편했다. 그 결과,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최근 3년간(2019∼2021년) 1754억원의 기술료를 벌어들였다. 이는 25개 출연연 전체 기술료의 45%에 해당하는 규모로, ETRI가 전체 출연연 기술료 수입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 셈이다. 이 가운데 핵심·표준특허 확보를 통한 글로벌 라이선싱으로 벌어들인 특허기술료가 1025억원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한다. 2000년대부터 기관 차원에서 집중해 온 IP(지식재산) 경영이 결실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사업화 유망 기술 발굴을 통한 기술창업 활성화와 창업기업 지원 강화도 기술료 수익으로 연결됐다. ETRI 기술을 이전 받은 창업기업과 기술 출자받은 연구소기업은 모두 156개에 달했다. 최근 3년 새 창업기업과 연구소기업은 38개사로, 이 중 ETRI의 기술출자를 받은 연구소기업 4곳이 코스닥에 상장해 ETRI는 총 220억원의 출자수익을 얻었다.

◇기술사업화 '전주기 통합 플랫폼' 가동= ETRI의 기술사업화 성과 배경에는 다른 기관과 차별화되고 수요자 중심으로 촘촘하게 짜여진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과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 노하우가 자리하고 있다.

ETRI는 기술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전주기에 걸친 기술사업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ETRI 연구자와 기업이 기술과 시장으로 연결되고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인 'E-케어 기업성장 지원 프로그램'과, ETRI 고급 인력을 중소·중견기업에 일정 기간 파견해 기술사업화 애로사항을 돕는 '연구인력 현장지원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E-케어 프로그램은 ETRI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 중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화 유망기업을 사전에 발굴해 인력, 시설, 인프라 등 내부 자원과 외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해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기술이전·출자기업 중 117개사가 선정돼 사업화 단계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받고 있다.

연구인력 현장지원 프로그램은 ETRI 기술을 사업화하는 ICT 기업에 연구자를 파견해 기술사업화 컨설팅과 제품·서비스의 기술 완성도 향상을 지원하는 것으로, 매년 40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집중적인 현장 맞춤형 기술지원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ETRI 내·외부 프로그램을 연계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는다.

신정혁 ETRI 중소기업사업화본부장은 "핵심특허 창출과 IP 수익화부터 창업·출자 전주기 지원, 사업화 연계 기술개발, 혁신기업 성장 지원까지 기술사업화 전 과정에 걸친 선순환 기반을 튼튼히 만듦으로써 공공 R&D 성과가 더 많은 기술사업화 성공사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공동기획=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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