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주식 하나만 집중투자… '단일 ETF' 내달 출격

김태일 2022. 10. 30. 18: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혼합형 ETF 종목규제 완화 결과
한 종목 외 나머지 채권으로 채워
자산운용사 4곳 상품 출시 예정
"분산효과 제한적" 리스크 우려도
국내에도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단일 종목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온다. 삼성전자, 애플, 테슬라 등을 30% 담아 투자자의 선호를 충족하고 나머지는 채권으로 채워 안정성도 챙기는 것이 특징이다. 침체된 ETF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단일종목 리스크에 오롯이 노출될 수 있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삼성전자ETF' '애플ETF' 곧 나와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미래에셋 등 국내 4개 자산운용사가 단일종목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전자, 미래에셋운용은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각각 선택했다. 한화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애플, 엔비디아를 편입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소수종목 ETF도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등 삼성 주요 계열사에, 신한자산운용은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위 5개 종목에 동일 가중으로 투자키로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모두 6종에 대한 심사를 마쳤고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 수리 과정을 거쳐 11월 중 상장 완료될 것"이라며 "같은 날 동시 상장하는 방향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말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으로 주식 단일 종목을 담을 수 있는 길이 열린 덕분이다. 기존에는 혼합형 ETF를 주식과 채권 각각 10종 이상을 담아 구성토록 했다. 그러나 자산유형별 구분 없이 총 10종 이상으로 기준이 변경됐다. 주식을 1종만 담고 나머지 9종을 채권으로 메우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시장에선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성장이 더뎌진 ETF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직연금 활용도를 높일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호재라는 반응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30%를 안전자산에 투자하도록 규정돼 있다. 주식 비중이 40% 아래인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단일 종목을 30%만 담은 상품이라면 퇴직연금에서도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단일종목 ETF로 연금계좌에서 개별주식을 사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연금자산 100%를 투자할 경우 해당 종목에 30%를, 비위험 자산 30%를 넣으면 9%를 투자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강재웅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마케팅부장도 "해외 증시에 상장된 단일 주식에 손쉽게 투자하고 연금계좌 내 위험자산 비중을 79%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며 "다만 성과의 30%만 추종 가능하다는 점은 기대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인지해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단일 주식비중 30%… 리스크 우려도

미국에선 20개가 넘는 단일종목 ETF가 거래되고 있다. 올해 7월 처음으로 8개 상품이 나온 이후 빠른 속도로 경쟁작들이 출시됐다. 미국 운용사들은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100개 이상의 단일종목 ETF 상장계획서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학개미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 성과를 1.5배로 추종하는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 상위 6위(2181만달러·24일 기준)에 올랐다.

다만 미국에서 매매되는 상품과 국내 출시 예정인 상품은 성격이 다르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단일종목 ETF는 레버리지 혹은 인버스 상품이다. 이번 개정으로는 '덜 분산'해도 되는 방식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는 ETF 내 주식 한 종목의 비중 상한선이 30%로 설정돼 있어 미국과 같이 주식 한 종목에 스왑을 합치는 파생상품처럼 혼합할 수 없다"고 했다.

분산투자 효과가 떨어지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임태혁 본부장은 "기존 펀드나 ETF 대비 분산 효과가 떨어지므로 리스크 노출을 고려해야 한다"며 "회사별로 선택하는 단일 종목이 다른데 편입자산에 대한 헤지 가능 여부에 따라 유동성 공급자 호가 스프레드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