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부메랑'… 美기업들 3분기 순익 100억弗 날아갔다

송경재 2022. 10. 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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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이 3·4분기 중에 달러 초강세, 이른바 '킹달러' 충격으로 100억달러 넘는 순익을 날린 것으로 추산됐다.

높은 소비자가격, 비용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어두운 경기전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 기업들이 달러 초강세라는 추가 역풍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 자산운용사 앨라이언스번스타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클 워커도 올해 달러 강세 충격으로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순익이 약 3% 날아갈 것으로 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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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지수 8~10%p 오르는 경우
S&P500 기업 주당순익 1%p씩↓
3분기 총순익 4800억달러 추산
수출경쟁력도 약화…실적 먹구름
미국 100달러짜리 지폐.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기업들이 3·4분기 중에 달러 초강세, 이른바 '킹달러' 충격으로 100억달러 넘는 순익을 날린 것으로 추산됐다. 높은 소비자가격, 비용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어두운 경기전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 기업들이 달러 초강세라는 추가 역풍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차손만으로 순익 100억달러 날려

29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레딧스위스(CS)의 미 주식전략 책임자 조너선 골럽이 순익 100억달러 감소 분석을 내놨다. 골럽은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가 8~10%p 오를 때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주당순익(EPS)이 1%p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골럽은 이번 실적발표 시즌 전 3·4분기 기업 순익이 모두 합쳐 4800억달러로 추산됐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달러 강세로 3·4분기 순익이 약 100억달러 날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일부는 달러 강세로 기업들이 이보다 더 큰 기회비용을 부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자산운용사 앨라이언스번스타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클 워커도 올해 달러 강세 충격으로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순익이 약 3% 날아갈 것으로 비관했다.

■美 기업 가격 경쟁력 저하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미 기업들의 해외 수출이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달러 표시 가격이 같더라도 달러 강세로 해외 통화로 표시된 가격은 뛰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외국 업체들에 밀린다는 소리다.

JP모간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잭 캐프리는 "지난 수년간 이 문제는 논외였다"면서 "앞으로 정보가 갱신되면서 기업들의 실적 전망 조정이 잇따르는 불행한 시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앨라이언스번스타인의 워커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MS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 가격을 각국 통화별로 따로 책정하고 있다. 반면 시장점유율이 40%에 육박하는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 달러를 기준으로 가격을 표시한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 AWS의 가격 경쟁력이 밀릴 것임을 시사한다.

워커는 "환율이 이처럼 급벽히 변동하는 상황에서는 (현지 통화 기준 가격제를 택하는) MS가 큰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면서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마존의 경우 표시가격을 올리지 않아도 해외 소비자들은 달러 강세 충격으로 실제로는 가격이 올라가는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해외 경제 성장 둔화 우려도

나아가 미 달러 강세 배경 가운데 하나가 미 경제가 다른 나라 경제에 비해 잘 나가고 있다는 것이어서 경기둔화에 따른 해외시장 수요 둔화 역시 기업 실적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 의류업체 레비스트라우스(리바이스)의 실적 평가 말 바꾸기가 해외 수요 둔화 충격을 잘 보여준다. 리바이스는 6월 2·4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강달러 충격으로 환차손이 있기는 하지만 유럽 수요가 '강한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달 초 3·4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는 환차손과 함께 유럽 수요 둔화를 우려하고 나섰다. 찰스 버지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도매고객들이 "신중해지고 있다"면서 '겨울이 닥치면서' 수요가 더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한편 애플도 지난 27일 실적 발표에서 달러 강세 여파로 4·4분기 매출이 10%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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