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길이 45m·폭 4m 비탈길 악몽

김동준 2022. 10. 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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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실제 참사가 발생한 장소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호텔 뒤편의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있는 대로까지 이어진 좁고 경사진 골목길이다.

참사가 벌어지기 전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우측통행을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골목길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인파가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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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5∼6명 지나갈 공간… 연예인·마약사탕 소문 무성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가 발생한 해밀턴 호텔 인근 골목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좁고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깔렸어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벌어진 사상 최악의 압사 참사는 비좁고 가파른 골목길에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렸던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로나19 규제가 해제된 이래 첫 핼러윈이었던 만큼 대규모 인파가 골목길로 쏟아져 나와 참사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30일 이태원 참사를 목격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고 당시 현장에 발디딜 틈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참사가 발생한 장소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호텔 뒤편의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있는 대로까지 이어진 좁고 경사진 골목길이다. 45m 길이에 폭은 4m에 불과해 성인 5~6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다. 번화가와 대로를 잇는 골목이다 보니, 음식거리가 있는 위쪽에서 내려가려는 사람과 이태원역에서 나와 아래에서 올라가려는 이들의 동선이 겹쳐 사람이 밀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설상가상으로 골목길 한쪽 면은 해밀톤호텔의 외벽이어서 사람들이 피할 틈마저 찾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참사가 벌어지기 전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우측통행을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골목길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인파가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었으나 참변을 피한 생존자들은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가 갑자기 누군가 넘어지면서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생존자 대부분은 사고가 일어난 시점이나 결정적 계기를 특정하기보다는 그저 "순식간이었다"고 표현했다.

사고는 전날(29일) 22시 15분경 처음 신고됐다. 이후 소방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이미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을 맡아 사활을 다해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사상자 일행과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까지 합세해 피해자들의 팔·다리를 주무르거나, 직접 CPR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소방당국은 소방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를 발령하고, 가용인력을 모두 동원해 구조작업을 펼쳤다.

그러나 워낙 사람이 많았던 탓에 당시 출동한 소방과 경찰도 구조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출동한 소방대원과 경찰이 아래에 깔린 피해자를 빼내려고 했으나, 사람과 사람이 뒤엉키면서 꽉 끼인 탓에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서와 사고현장까지의 거리가 100m 남짓이었으나, 인파를 뚫고 구급대가 응급환자까지 도착하는 데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확산한 영상에서도 구급대원들이 사고현장까지 가는 데 어려워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일각에선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뒤로 뒤로"라고 외쳤는데, 일부가 "밀어 밀어"로 잘못 알아듣고 앞 사람들을 밀었다거나, 유명 연예인을 보기 위해 인파가 뒤섞이면서 사태가 심각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다. 일대 업소에서 마약성분이 들어있는 사탕이 돌았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경찰은 참사와 관련한 마약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려 본격적인 사고 원인을 수사할 계획이다.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최초 사고 경위가 불명확하다는 점에서 신고자나 목격자, 업소 관계자의 진술 CCTV를 토대로 사고의 발단이 무엇인지 파악할 방침이다. 또 관할 지자체가 사전에 사고 예방 조치를 충실히 했는지도 따질 예정이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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