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외쳤지만 순식간에…사고 직후 혼돈의 순간들

이선화 기자 2022. 10. 3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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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이태원은 매우 고요합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엔 바로 옆사람의 이야기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매우 시끄러웠습니다. 좁은 골목의 위 아래에서 서로 비켜달라고 외쳤지만 듣지 못했다고 목격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구급 대원들과 시민들이 힘을 합쳤지만 거리는 금세 쓰러진 사람들로 가득찼습니다.

사고 직후의 모습을 이선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좁고 경사진 골목에서 발 디딜 틈은 없었습니다.

아래쪽에 있던 사람들은 뒤로 가달라고 외쳤고,

[목격자 : '다 뒤로 가라'고 하고 사람들도 다 했는데…]

위쪽에 있던 사람들은 내려가달라고 외쳤습니다.

[못 올라와요. 내려가, 내려가, 내려가.]

수많은 사람들이 만든 압력 속에서 그 누구도 스스로 몸을 가누긴 어려웠습니다.

옴짝달싹 못한 사람들은 끝내 누군가 넘어지기 시작하자 곧바로 휩쓸렸습니다.

[여기 있던 저도 여기까지 끌려오는데 몇 초 만에.]

밀려 쓰러진 사람들 위로 또 사람들이 덮쳤고 겹겹이 쌓여가면서 몸을 누르는 힘은 더 강해졌습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발가락이 부러질 것 같아요.]

벽을 타고 올라오길 바라면서 양옆에서 손을 내밀기도 했지만 잡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경찰과 구급 대원들이 안간힘을 다해 최선을 다했지만 도로 위는 다치거나 의식을 잃은 사람들로 이내 가득 찼습니다.

[박모 씨/목격자 : 의식 없는 분도 있었고, 피 흘리는 분도 있었어요. 대부분 다 다리가 깔렸어요.]

해밀톤 호텔 앞에 뉘여진 사람들은 심폐소생술을 받았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였지만 한 번 심장이 멈춘 이들의 호흡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모포와 옷가지로 얼굴을 덮은 사람들은 점점 늘어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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