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고개 떨군 이재명…민주 "대책기구 마련하고 초당적 협력"

박찬대 최고위원 등 대책위, 사고 현장 방문
SNS 자제령·지자체 행사 취소 등 내부 단속
민주연 부원장 "참사 원인은 靑 이전" 주장 물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당내 대책기구를 구성해 대책 마련과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은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며 정부와 여당에 손을 내밀었다.

이재명 "사고수습·치유에 초당적 협력"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지금은 무엇보다도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때”라며 “다른 어떤 것을 다 제쳐두고라도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은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수습에, 또 피해가족의, 피해자분들의 치유와 위로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 망인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앞서 페이스북에는 “믿어지지 않는다. 놀랍고 참담하다”고 쓰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문제를 다룰 당내 대책기구도 별도로 구성하기로 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를 수습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며 “원인 규명에 대해서는 대책기구에서 하게 될 텐데, 그건 차후에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책기구를 맡은 박찬대 최고위원 등 일부 의원들은 이날 오후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해밀턴호텔 앞을 찾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실무적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연 부원장 "이태원 참사 원인은 靑 이전" 주장했다 삭제

이와 함께 민주당은 SNS 자제령을 내리고 행사 취소를 권하는 등 내부 단속에도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의원과 당직자,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의원님을 비롯한 소속 지방의원과 보좌진 등의 발언이나 SNS 글 게시 등에 매우 신중을 기하고, 의원님이나 당 명의로 거리에 게첩한 정치구호성 현수막은 신속히 철거해 달라”고 공지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예정됐던 전국위원장 선거 합동연설회를 취소하는 등 당내 선거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에게도 각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성 행사를 취소하도록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페이스북에 “백번 양보해도 이 모든 원인은 용산 국방부 대통령실로 집중된 경호 인력 탓”이라며 “여전히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하는 희귀한 대통령 윤석열 때문”이라고 글을 쓴 뒤 약 30분 뒤 삭제했다.

남 부원장은 다시 글을 올려 “저는 2030대인 제 아들과 딸에게 생긴 사고로 인식하고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슬픔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부원장의 페이스북 글은 당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김 대변인은 “일단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은 뒤 “그런 내용의 페이스북은 적절하지 못했다고 (비공개 회의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징계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아직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답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