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통하고 죄송"…정쟁 멈추고 초당적 협력 '한목소리'

정진석 "사고수습 최선 다할 것"
이재명 "치유·위로에 집중할 때"
당 차원 정치 일정 사실상 중단
"SNS 등 언행 신중" 내부 단속도

여야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수습 및 원인 규명을 위해 당 차원의 정치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초당적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여당의 한 책임자로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사고 수습과 사상자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통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사고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대책도 중요하지만 수습에, 또 피해 가족과 피해자들의 치유와 위로에 집중할 때”라며 “민주당은 다른 어떤 것도 다 제쳐두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 망인 여러분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정의당은 초당적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국가애도기간에 정치 활동도 사실상 중단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레고랜드 사태 관련 고위 당정협의회를 취소한 데 이어 다음주 예정됐던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출범도 연기하기로 했다. 주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내 “일체의 지역구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활동 및 체육활동을 중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도 중앙당 및 지역위원회 정치 일정을 취소하고 피해자 지원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당 명의로 거리에 내건 정치 구호성 현수막도 철거하기로 했다.

여야는 이번 참사가 정쟁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애도 기간만이라도 서로 정쟁을 멈춰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말씀이 나왔다”며 “민주당도 동참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 문자를 통해 “의원님을 비롯한 소속 지방의원과 보좌진 등의 발언 및 SNS 글 게시 등에 매우 신중을 기하도록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 때문”이라고 적었다가 “지금은 수습이 우선”이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글을 삭제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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