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작 200명… 범죄·방역 집중하다 ‘시민생명’ 놓쳤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진혁 2022. 10. 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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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는 행정당국의 준비 미비로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인원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현장에 수백명의 인력을 배치했지만 불법촬영·강제추행·절도 등 범죄에 집중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공백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태원 관광특구를 중심으로 약 10만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경찰력 200명 이상을 이태원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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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당국 안전관리 구멍
안전대책 등 사전 대비 부족 지적
외신 "인파에 익숙해 경각심 낮아"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는 행정당국의 준비 미비로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인원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현장에 수백명의 인력을 배치했지만 불법촬영·강제추행·절도 등 범죄에 집중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공백이 발생했다.

주요 외신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세월호 침몰 이후 한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사고'라며 긴급보도를 쏟아냈다.

■경찰 200명…범죄 방지에 집중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태원 일대에서 핼러윈을 앞둔 주말 동안 112신고와 사건·사고에 대비해 종합치안 대책을 추진하고 경찰력을 집중했다.

경찰은 이태원 관광특구를 중심으로 약 10만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경찰력 200명 이상을 이태원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불법촬영이나 강제추행, 절도와 마약범죄 관련 단속에 주안점을 뒀다.

용산구도 핼러윈데이 긴급대책을 추진하면서 이태원 일대에 대한 방역과 행정지원, 민원대응 등을 추진했다.

문제는 이 같은 행정대책은 안전보다는 치안 및 방역에 맞춰진 점이다. 많은 인파가 모일 때를 대비한 안전대책은 따로 담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가 있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당시 서울 여의도엔 100만명 넘는 인파가 몰렸지만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서울시를 중심으로 소방재난본부, 한강사업본부, 영등포구청, 영등포 소방서·경찰서가 합동해 종합안전본부를 설치, 현장을 관리했다.

다만 이번 핼러윈 행사가 특정 주체에 의해 기획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전관리 관련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10만명 규모가 몰리는 대규모 행사는 주최 측이 지방자치단체에 사전 신고한 이후 소방·경찰 인력이 배치돼야 하는데 이번 행사의 경우 양식이 달랐다는 것이다. 현재 경찰은 우종수 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총 475명 규모의 경찰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있다.

■외신들 "사고 원인 '안전불감증'"

서울 이태원 참사를 보도한 외신들이 사고의 원인으로 '안전불감증'을 꼽았다. 이들은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상황이 위험하다는 점을 시민과 당국 모두 간과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CNN에서 국가안보 및 재난관리 자문으로 활동하는 줄리엣 카이엠은 29일(현지시간) CNN을 통해 서울의 극심한 인구밀도가 사건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에 미국 국토안보부 차관보를 지냈던 그는 "서울 시민들은 사람으로 가득한 공간에 익숙하다"며 "이러한 성향 때문에 거리가 인파로 가득 찬 상황에서도 크게 경각심을 느끼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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