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박해일이 이제 욕해도 되겠다는 말 해줘, 미쳤다는 말 듣기 좋아" [인터뷰M]

김경희 2022. 10. 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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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속도로 가족'으로 상상 이상의 파격 연기를 펼친 정일우를 만났다. '고속도로 가족'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공식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고 이 작품에서 정일우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방문객들에게 "이만 원만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구걸을 해 식구들을 돌보는 가장 '기우'를 연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특별출연 또는 중국에서 활동했던 작품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영화 복귀로는 13년 만이라는 정일우는 "할 말이 굉장히 많았고,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어 인터뷰를 기대했다."라며 오랜만의 복귀에 상당히 설레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이렇게 인터뷰를 설렐 만큼 작품 속에서 정일우의 모습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댄디하고 점잖고 상냥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영화를 본 모두가 입을 모아 "정일우 미쳤다!"라고 할 정도로 파격 변신을 한 그는 "영화를 오랜만에 복귀할 때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로 복귀하고 싶었다. '기우'라는 캐릭터를 만나고 배우로서 굉장히 욕심나는 캐릭터여서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하겠다고 했고, 일주일 뒤 감독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사실 시간이 지옥 같았다. '내가 왜 이 캐릭터를 한다고 했지? 어떻게 하지?' 욕심도 큰 반면 엄청난 걱정을 했다."라며 파격적인 캐릭터를 앞에 두고 설렘과 걱정과 욕심과 후회가 난무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서울에서의 언론시사 이전에 부산 국제 영화에서 먼저 작품이 공개되며 영화팬 사이에서 엄청난 반응이 있었다. 그에 대해 정일우는 "제 작품을 가지고 부산에 내려갔다는 자부심도 생기고 빨리 많은 분들과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제 작품으로 관객 와 GV를 하는 건 너무 행복했다. 부산에서 모든 일정이 행복했는데 제일 좋았던 건 '진짜 정일우 맞아?'라는 반응이었다. '멀쩡한 사람이 왜 저렇게 나오냐?'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데 정말 듣고 싶었던 반응이었다."라며 과감한 연기 변신을 알아준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정일우는 "영화에 대한 반응이 다양하더라. 영화를 굉장히 딥하게 보신 분들은 '기우'에게 공감도 해주시더라. 제가 영화 촬영하면서 가지고 있던 감정들을 관객들도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게 신기하더라.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반응, 정말 마음이 아프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라며 부국제 GV에서의 관객 반응을 전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왜 이렇게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던 걸까? 정일우는 "정말 하고 싶은 작품도 있었는데 군 복무와도 맞물리고, 그게 아니면 드라마 일정과 겹치더라. 타이밍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번에는 우연하게 보석 같은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라며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된 게 타이밍 문제인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고속도로 가족'을 보석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한 정일우는 "정말 욕심나는 캐릭터였다. 감정선이 다이내믹한 캐릭터여서 시나리오 읽고 '기우'라는 인물을 더 알아가고 싶었고, 한편으로는 연기를 하게 될 나의 감정의 끝이 어디인지, 얼마나 치닿을 수 있을지 시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이 작품이 매력적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며 "예고만 보면 이 영화가 따뜻하고 밝을 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큰 반전이 있는 영화다. '기우'가 밝아 보이고 노숙인이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인물로 보이지만 큰 아픔이 있고 그래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현실과 마주하며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라며 영화를 소개했다.

그렇게 욕심냈던 캐릭터였고, 연기로 관객들에게 엄청난 놀라움과 충격은 안긴 정일우는 영화에 대해 만족했을까? 그는 "100% 이 영화 하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연기에 대한 만족은 잘 모르겠다. 영화를 처음 보고 사실 저는 가구점 사장님 남편을 연기한 백현진을 보고 미쳤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른 차원의 연기를 하신다는 생각이 들더라. 연기에도 트렌드가 있고, 요즘 정말 인정을 받는 연기가 생활연기인데 백현진이 50대 가구 사장님의 안사람 역할을 완벽하게 해줬다."라며 함께 연기한 백현진의 연기를 오히려 치켜세웠다.

하지만 "시사회가 끝나고 뒤풀이 할 때 백현진이 저에게 정말 고생했다고 해주고 자기는 '기우'를 연기하지 못했을 거라고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또 이번에 가족시사회를 할 때 박해일 선배가 와서 영화를 보시고 배우들과 이야기도 했는데 저에게 "일우야 너 이제 욕해도 되겠다"라고 하시더라. 제가 박해일 선배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사전에 인연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런 분이 영화만 보시고 저에게 그렇게 말씀해 주셨다는 게, 단순히 정말 대사로 욕을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그 안에 많은 게 담겨 있다고 생각돼서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라며 작품을 본 선배 배우들의 반응을 전하며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뿐만 아니라 드라마 '굿 잡'에서도 호흡을 맞춘 권유리도 영화를 보고 "오빠 미쳤다!"라고 했다고 전하며 "동료 배우들은 다들 너무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하고 이런 모습으로 나올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고 하더라. 충격적이고 어떻게 이렇게 했냐는 질문들을 많이 했다"라며 일반 관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선으로 영화를 봤음을 전했다.

그야말로 대단한 변신이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변화를 주고 싶었다는 정일우는 "이미지 변신은 나만 그러고 싶다고 해서 가능한 게 아니었다. 저도 항상 대중이 갖고 있는 정일우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는데 드라마에서는 이미지 변신이 쉽지 않더라. 이번 영화를 보시면 대중들뿐 아니라 관계자들도 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뀔 거라 생각한다."라며 부잣집 도련님 혹은 양반 가문의 귀인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작품임을 강조했다.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고속도로 가족'은 11월 2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9아토엔터테인먼트·제이원인터내셔널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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