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자극적영상·허위사실 유포에 "이젠 우리도 성숙해질 때"(종합)
소셜미디어·포털·학회 등 각계서 허위사실 유포 가능성에 우려표명·자제당부
국내 넘어 해외에서도 '#PrayForItaewon'·'#PrayForKorea' 추모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임성호 기자 = 핼러윈을 앞두고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잔혹한 영상과 음모론, 괴담, 미확인설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과 없이 확산 중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30일 오후 5시 현재까지도 사고 현장의 처참한 영상과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과 사진들에는 인파가 몰려 서로 소리를 지르는 모습부터 사람들이 엉켜 누워 심폐소생술(CPR)을 받는 모습, 시신들을 길가에 뉜 모습까지 모자이크 없이 고스란히 담겼다.
트위터에서는 "방금 죽다가 나왔다. 초반에는 우측통행이 그래도 있었는데, 가파른 상태로 위에서 미니까" 같은 목격담도 올라왔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퍼 나르는 경우도 보였다.
소셜미디어에서 지금까지 확산한 설들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밀어"라고 하면서 사고를 키웠다는 주장, 한쪽에서 피해자들을 구조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는 클럽 음악을 틀고 흥겹게 놀고 있었다는 묘사, 이번 사고에 마약이 연관돼 있다는 소문 등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비극적인 사고에도 다소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글을 올려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이용자들은 피해자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 허위사실을 퍼트리지 말자는 글을 올리며 '자정 작용'에 나서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었다는 한 시민은 인터넷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사고 난 후 '뒤로'라고 다들 외친 것인데 뒷사람들이 사고 난 걸 몰라서 잘못 듣고 '밀어'라고 외친 게 영상에 찍힌 것이고, 사고 직후 인근 가게들은 음악 껐는데 시신이 너무 많아서 대로로 옮기다 보니 음악이 켜진 가게들도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작성자는 "자극적인 글과 영상만 믿지 말라. 다들 어떻게든 구하려 했고 숨죽이며 사고 현장을 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작성자가 쓴 글은 캡처본으로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그러자 급기야 트위터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소셜미디어와 포털에서도 참사와 관련한 잔혹한 영상과 허위 사실들이 확산하지 않도록 해 달라며 이용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트위터와 카카오 '다음 카페', 네이버 카페는 모두 공지를 통해 사고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사실 등의 유포나 공유는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도 공식 성명을 내고 현장 영상 유포와 혐오 표현 등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두 학회는 유가족과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들에 대한 혐오 표현도 자제하고, 언론 보도 과정에서 참사와 관련한 인권 침해가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분위기를 전하는 글 사이에서는 안부를 걱정하는 소셜미디어 팔로워들에게 보내는 '#생존신고', '#살아있어요' 등 인증 게시글도 눈길을 끌었다.
사고가 난 지 한나절이 지나면서 사고 현장의 모습 전달보다는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포털과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저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이미지를 올리면서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PrayFor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PrayForSouthKorea'(한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등의 해시태그가 붙은 추모글과 국화꽃 등의 이미지가 다수 게시됐다. 인스타그램에는 #PrayForItaewon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 수천 건이 올라왔다.
소셜 키워드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인 '썸트렌드'에 따르면 '이태원'과 관련한 검색은 28일 총 4천738건(블로그 380건·뉴스 66건·트위터 4천292건)에서 29일 총 2만6천63건(블로그 136건·뉴스 104건·트위터 2만5천823건)으로 폭증했다.
또 이태원과 관련한 연관 검색어는 10월 3주 차에는 '맛있다', '추천하다', '즐기다', '분위기 좋다' 등이 대부분이었지만 10월 4주 차에는 '안전', '잘못되다', '범죄', '난리 나다', '무섭다' 등이 주를 이뤄 대조적이었다.
lisa@yna.co.kr,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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