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힘 약하고 체구 작아 자력 탈출 어려워… 흉곽 작아 저산소증도 쉽게 빠져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진경 2022. 10. 30. 17: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태원 압사 참사 피해자 중에는 20대 여성이 가장 많았다.

인파가 몰린 좁은 공간에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하고 체구가 작은 여성들이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빠져나오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어쨌든 생존하기 위해 저항한다면 상대적으로 힘이 더 세고 신체 조건이 좋은 남자들이 덜 위험했을 것"이라며 "체격이 작고 힘이 약한 여성들에게서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성 피해 많은 이유와 사망자 현황
女 사망자 97명, 男 56명의 두 배 육박
20대 95명 가장 많아… 10대 4명 포함
中·이란·러시아 등 외국인도 20명 숨져

이태원 압사 참사 피해자 중에는 20대 여성이 가장 많았다. 인파가 몰린 좁은 공간에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하고 체구가 작은 여성들이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사망자 153명 중 오후 6시 기준 확인된 연령대는 20대가 95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30대가 32명, 40대가 9명이며, 10대도 4명 포함됐다. 국방부 파악 결과 장병 및 군무원 사망자는 3명, 부상자는 4명이다. 예년에도 핼러윈이 되면 저마다 특수 분장과 코스튬(의상)으로 개성을 뽐내고, 이를 구경하기 위해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이태원이기에 이날 현장에도 젊은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명사고 현장에 구두와 핼러윈 호박 모형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사망자는 20명 발생했다. 중국과 이란 각 4명, 러시아 3명 등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97명, 남성이 56명으로 여성 사망자가 남성의 두 배에 육박한다.

여성 사망자가 많은 이유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체력이나 체격 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 꼽힌다.

박수현 차의과대학 응급의학과 교수는 “여성들은 체구가 작고 근력이 떨어지기에 바닥으로 밀쳐지는 경우가 훨씬 많았을 것”이라며 “자력으로 빠져나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빠져나오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어쨌든 생존하기 위해 저항한다면 상대적으로 힘이 더 세고 신체 조건이 좋은 남자들이 덜 위험했을 것”이라며 “체격이 작고 힘이 약한 여성들에게서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65㎏ 몸무게의 성인 100명이 앞으로 연쇄적으로 넘어지면 하단에서는 18t의 압력을 느낀다고 한다. 엄청난 압박이 가해지면 흉곽(가슴뼈)이 눌리면서 숨을 쉬지 못하고 질식해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깔린 상황뿐 아니라 서 있는 상태에서 인파에 짓눌려 의식을 잃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일부 목격자는 전한다.

압사의 골든타임은 4분여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밤새 구조 활동을 벌인 홍기정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대규모 인파의 압력에 의한 압사 사고여서 구조에 나섰을 당시 이미 상당수가 심폐소생술(CPR)에도 깨어나지 못할 정도로 질식해 사망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여성은 흉곽도 더 작다. 숨이 모자라면 저산소증이 발생하고 뇌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압사 상황에서 질식 외 증상도 나타났다. 현장에 투입된 의사 A씨는 YTN과 인터뷰에서 환자 5∼6명에게서 복부 팽창과 코피 등 출혈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리 등이 압박되면 심장에서 혈액이 밑으로 가지 못하고 복부와 얼굴 쪽으로 가면 팽창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밟히면서 복부 내장이 파열해 내부에서 피가 계속 나면 코피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이진경·장한서·박수찬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