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축제가 순식간에 재난으로
■ 진행 : 김선희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특보]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역대 최악의 압사사고로 기록될 이번 이태원 참사.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어서 오십시오.
[이웅혁]
안녕하십니까?
[앵커]
먼저 이번 사고 사망자 153명으로 집계가 되고 있습니다. 부상자가 103명이고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압사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그런 희생자가 나온 상황입니다. 여러 가지 원인들이 지목되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어떤 걸 가장 먼저 꼽으실까요?
[이웅혁]
일단 153명이라고 하는 그런 많은 인원이 사망한 원인과 현재 상태를 보게 되면 소위 질식한 형태입니다. 일부 시신은 선 채로 사망한 경우도 있다고 보도도 나오고 있는 것 같고요. 물론 도미노식으로 밑에 이른바 깔려서 무게에 못 이겨서 결국은 질식하게 되었던 이런 것인데요. 소위 말해서 압박성 질식사라고 하는 이 자체가 이번 사건의 핵심인데. 그 얘기는 왜 그러면 사전에 군중 관리를 못했느냐. 군중 관리가 없었던 점이 저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클라우드 매니지먼트라고 그런 개념인데요. 이렇게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이런 상태라고 한다면 그 사람들의 특성이 무엇인지. 또 예를 들면 어떠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인지, 또 그 지역에 가장 병목, 도로가 모이는, 도로가 갑자기 좁아지는 곳은 어떤 것인지를 먼저 사전에 평가를 해서 이른바 위험성 판단을 했어야 되는데. 이것 자체가 사실은 전혀 없었다.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행사 주관 기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문제도 있지만 그래도 그 누군가는 했어야 되는데. 그 어떤 단체는 이것을 사전에 판단해서 일정한 조치들을 해서 핵심적인 것은 이와 같은 밀도를 분산시키는 이런 계획을 사전에 실시를 하고 집행을 했어야 되는데 이것이 없다고 하는 소위 군중 관리의 실패,
그다음에 두 번째 상황은 군중 통제입니다. 즉 이 상황에서 어떻게 적절하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직전에 분산시킬 수 있는지, 소위 말해서 노선이죠. 이것을 다른 쪽으로 돌린다든지 이동 통제라는 개념인데요. 그것도 사실은 없었던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위에서 밀리고 밑에서 올라가고 이런 상태가 되게 되면 중간에 넘어지게 되는, 힘의 불균형이 생기다 보니까 그 장소가 어느 지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한 사람이 넘어지게 되면 그다음에 도미노 식으로 계속 연속적인 일들이 발생하는데. 그 뒤에 있는 사람은 앞에 어떤 일이 생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른바 왜곡된 군중심리 같은 것도 발생하게 되고. 이것이 사실은 악순환의 고리로 이렇게 발생하게 돼서 무려 153명의 끔찍한 참사가 발생했기 때문에 결국 요약을 하면 사전에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즉 안전에 대한 민감한 각성도가 부족한 것이, 그것이 중앙정부의 책임이든 아니면 지자체의 책임이든 또는 이태원 상가의 책임이든 아니면 또 다른 경찰 인력의 사전에 배치의 책임이든 어쨌든 이런 혼합적인 문제가 153명의 끔찍한 참사를 자아냈다, 저는 그런 평가를 합니다.
[앵커]
10만 명이 예상됐었는데. 군중관리 실패, 통제 실패 이런 것들을 주요 원인으로 꼽으셨습니다.
[앵커]
지형적인 특성도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사고가 난 해밀턴호텔 옆골목이 도로 폭이 좁은 데다가 경사진 길이고 마치 연석을 올려놓은 것처럼 도로가 어떻게 보면 턱이 있었거든요. 현장을 다시 한 번 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사고 직전 모습인데 이 길은 가장 메인 거리에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고 아직까지는 휩쓸리지는 않는 모습인데 여기에서 점점 갑작스럽게 사람들이 휩쓸리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좁은 골목길로 군중들이 몰리면서 그 안에서 복잡하게 얽힌 그런 사고였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미리 대비도 부족했다고 했는데 언제든 지리적 특성이 압사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보십니까?
[이웅혁]
상당히 취약한 그런 물리적 특성을 갖고 있던 공간이다, 그런 평가를 합니다. 과거에 다른 나라에서 발생했던 이런 사건들을 다 종합해서 공통점을 찾아보게 되면 이른바 공연 행사장에서 앞쪽에 있는 그런 부위에서 많이 발생하거나 또는 지금 지적한 바와 같이 경사지역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또 세 번째 공통적인 특성은 안내요원이 없었을 때 그런 것을 종합해서 본다면 지금 이 장소는 해외에서 발생한 사례에 모든 공통점을 갖고 있고 지금 어떤 측면에서 보게 된다면 3m 또는 길이가 40m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다른 구체적인 방해물까지 포함하면 더 적을 수도 있고요.
이것을 만약에 곱하기로 해 보게 되면 3 곱하기 40을 하면 120제곱미터 아주 적은 공간 아닙니까? 그런데 이곳에 그야말로 400명, 500명, 600명 이상이 밀접되어 있었다. 그러면 이것을 만약에 1제곱미터 평방으로 계산해보게 되면 이것은 엄청난 숫자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선행 연구들에 의하면 적어도 최소한 자기보다 한 사람, 두 사람 이상의 공간은 최소한 확보가 돼야 되고. 만약에 1제곱미터에 3명 이상이 있게 되면 이것은 끔찍한 참사가 날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 구체적인 통계 기준입니다.
그런데 아마 정확하게 제가 계산은 안 해봤지만 거의 1제곱미터에서 10명까지도 계산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기 때문에 그렇다고 본다면 제가 아까 잠깐 예를 들었지만 소위 넘어져서 이렇게 사망하는 것이 아니고 아예 옆의 압력 때문에 우리가 호흡을 하려고 하면 횡경막 근육이 움직여야 되는데 이거 자체가 아예 앞으로 뒤로 옆으로 움직일 수 없는 이런 상태에서 사망이라든지 끔찍한 결과가 생겼기 때문에 요약을 하게 되면 경사가 있었고. 3m, 길이 40m 이게 아주 압착된 공간이었기 때문에 다수의 사상자가 난 것이 아닌가 추정해 봅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한 폭이 4m 정도 좁은 골목. 그런데 이 골목에도 또 양옆으로 야외식당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었고 거기에 페이스페인팅을 위한 가판대도 있었고 상당히 골목 상황이 열악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거리두기를 해제한 이후에 첫 핼러윈 축제라서 한 10만 명은 몰릴 거다, 이런 예측이 계속 나오고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통제할 수 있는 경찰인력이 그거에 비해서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계속 들 수밖에 없어요.
[이웅혁]
두 가지 점을 동시에 말씀하셨기 때문에 첫 번째 도로가 협소한데 거기에 예를 들면 여러 가지 의자라든가 탁자라든가 코스튬이라든가 이런 것이 있게 됨으로써 그 협소한 공간을 더 협소하게 만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요. 그것은 도로교통법 등에 의하면 사실상 불법인 것이죠. 더군다나 이와 같은 군중이 다중 운집하는 곳에서는 흐름 자체가 아예 방해가 되는 거죠, 그 자체가. 만약에 질서유지가 있는 상태에서도 그런 것을 사전에 제거하고 치우는 이런 역할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이 없었다고 하는 점도 문제가 분명히 될 수는 있는 거고요.
두 번째 말씀하신 것처럼 어쨌든 경찰인력이 200명이 있었는데 사실 이 200명도 군중 관리와 군중 통제를 위해서 200명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최근에 마약사범과 관련돼서 불법으로 유통하거나 가짜 사탕 등을 이태원 등에서 많이 유통한다, 이런 첩보에 근거해서 아무래도 3년 만에 열리는 핼러윈 행사, 이태원에서의 행사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사전 차단 또는 계도의 목적으로 200명의 경찰인력이 배치됐습니다마는.
어쨌든 제가 모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른바 혼잡경비로 해서 그런 의미에서 경찰이 배치된 것이 아니고 아마 마약반 등의 첩보수집과 마약에 대한 단속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게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혼잡경비라고 하는 혹시 다수의 군중이 특정지역에 일이 생겼을 때 몰릴 수 있는. 예를 들면 군중 같은 경우에는 그대로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추정해서 행동을 한다든가 또는 정확한 정보 없이 따라가는 대로 따라가는. 그래서 여러 가지 압사사고 같은 게 생기는데. 그런 건 또 아니었기 때문에.
요약하게 되면 10만 명에 200여 명의 경찰관 인원수 자체도 부족했지만 그 목적 자체가 혼잡경비의 목적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대비가 없었던 이런 문제는 있습니다. 다만 거기에서 또 다른 이번 사건의 한계점은 만약에 어떠한 행사 공연 주최가 있어서 행사를 하게 되면 민간 경비와 경찰에 요청도 합니다. 그러면 민간 경비와 혼잡 경비가 함께할 수 있었는데. 사실은 이번에는 그것도 아니었고 개인 개별적으로 핼러윈을 하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상당히 혼잡경비에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앞서서도 사전대책에 미흡한 부분을 말씀해 주셨는데. 사후에 초기대응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아쉬웠던 부분 없습니까?
[이웅혁]
제일 아쉬웠던 부분이 압사라는 것은 사실상 산소가 빨리 뇌 등에 전달될 수 있도록 응급조치가 사실 중요한 거든요. 골든타임이라고 하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소방인력이 빨리 현장에 도착해서 그야말로 CPR을 신속하게 해야 사상자 수를 줄일 수 있는데. 사실은 지금 서로 이렇게 아수라장처럼 엉켜 있는 상태다 보니까 그 현장 자체에 접근하는 것조차 상당히 힘들고 지연됐고 또 설령 접근했다고 하더라도 CPR을 하기 위해서는 평형 상태로 눕혀서 집중적으로 해야 되는데. 그런 공간도 없었고.
제일 아쉬운 점은 골든타임을 놓친 점 그런 점이고 또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10시 이전에도 시민들의 제보에 의하면 이곳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지역을 피해서 갔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측면에서 일반적인 위해 가능성의 판단을 관계당국이 빨리 해서 그 상태에서라도 뭔가 군중을 이렇게 이격시키는 그런 조치가 없었던 점. 이 두 가지가 제일 아쉽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사고 발생 후에 현장으로 접근하는 것도 어려웠고 또 피해자들을 현장에서 긴급히 심폐소생술이라든가 여러 가지 응급조치를 하는 데 있어서도 워낙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일일이 다 소방이나 경찰, 구조대원들이 응급처치로 대응하기가 물리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고. 그래서 골든타임을 놓쳐서 희생자가 많았던 것으로 지금 안타까운 여러 가지 여건들이 계속 겹쳐져 있습니다. 어쨌든 경찰 이번 사건, 어디에 초점을 둬서 수사를 해야 될까요?
[이웅혁]
지금 용산경찰서에서 수사본부가 설치되어 있는 것 같고요. 475명의 수사인력이 편성이 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압사하게 된 경위가 어떻게 된 것인지. 그 원인부터 아마 규명해야 될 것 같고요. CCTV라든가 여러 가지 SNS상의 자료를 종합해서. 지금 보면 어느 SNS에 올라온 내용을 보게 되면 소리가 들리는데 예를 들면 밀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요. 아니면 뒤로라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분명한 경위에 대한 확인. 그래서 압사가 되게 된 결정적인 시작이 어떤 것이 있겠느냐. 아마 이거부터 사고의 경위를 밝히는 수사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와 함께 이번 이태원 참사 사태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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