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 뒤엉켜 비명·기절”… 시민들도 필사적 심폐소생술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밤 10시부터 골목에 인파 몰려
앞사람 밀어버리며 가는 사람도”
15분 후 ‘사람 깔렸다’ 신고 접수
구조대원들 인파 뚫고 겨우 진입
골목 중간에선 꼼짝 못해 피해 커
턱 위 올라가고 벽 잡고 버티기도
“인파에 깔렸을 때, 압박감이 너무 심해서 ‘정말 죽겠구나’ 싶었어요.”
이날 오후 8시 이후부터 인파가 빽빽이 몰린 골목 사진과 동영상이 개인 SNS와 블로그 등에 올라오더니 오후 10시15분쯤 소방당국에 해밀톤호텔 옆 폭 3.2m 정도의 비좁은 경사로에 시민 10명이 깔려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태원 거리로 나온 인파를 겨우 뚫고 오후 10시22분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은 겹겹이 쌓인 시민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시민들과 구조대원이 도착한 뒤로도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A씨는 “기절한 사람도 있고, 자기부터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는 사람도 있었다”며 “밑에 깔린 사람부터 빼내려고 했는데, 위에서 누르는 무게 때문에 빼낼 수가 없어서 가장 위에 있는 사람부터 구출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고 했다.
20대 남성 B씨도 “기절한 사람이 많았다. 힘들어서 처져 있는 줄 알았는데 입에 거품을 물고 있더라”고 전했다. B씨는 특히 골목길 가운데 쪽에 있던 사람 중 부상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골목길 끝쪽에 있던 시민들은 턱 위로 올라가거나 벽을 붙잡고 버티기도 했는데, 가운데에 있던 시민들은 발들이 뒤엉킨 채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는 것.
생명 살리는 분주한 손길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이해 많은 인파가 몰리며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하자 시민들이 경찰, 119 구조대원들과 함께 환자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은 이태원로 인근에서 소리를 지르며 지휘봉으로 시민들을 통제하려고 했지만, 인파가 너무 몰려 한동안 제대로 통제되지 않았다. 사고 현장 인근 통행을 막으려는 경찰과 지나가려는 사람들 간에 고성이 오가다 몸싸움 직전까지 번지며 험악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사고 현장에서 친구를 잃어버린 시민들은 늦은 시간까지 현장에 남아 친구의 소식을 기다렸다. 오전 3시 이태원역 주변에 있던 20대 여성 박모씨는 “아까 같이 넘어진 뒤로 친구가 보이지도 않고 연락도 안 된다. 10시30분부터 찾고 있는데, 경찰에 얘기해도 실종자나 사상자 명단이 안 나왔다고만 말해서 일단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연·장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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