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에도 그 골목서 넘어져 죽을뻔”…이미 사고조짐 있었다
"크리스마스 등 같은 상황 반복
언젠가 한 번 사고 터질 장소"
◆ 이태원 대참사 ◆
지난 28일 매일경제는 이태원역 2번 출구에 위치한 세계음식문화거리를 찾았다. 이태원 압사 사고의 장소와 정확히 동일한 장소다. 이날도 불과 50m가 채 안 되는 내리막길에 수천 명이 몰려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취객과 길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 식당 대기줄이 뒤엉켜 골목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좁은 골목에 수십여 개의 펍, 술집, 클럽이 밀집해 인파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특히 핼러윈데이 특성상 길에서 코스프레를 한 이들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중간에 멈춰 있기도 해서 정체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이 과정에서 정체가 길어지자 일부 사람들은 앞사람을 밀치고 이동해 사람들 간 언성이 높아졌다. 그 과정에서 공간을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충돌하면서 일부 여성들이 내리막길에서 인파에 떠밀려 넘어졌다.
이들이 넘어진 장소는 29일 사고가 발생한 바로 그 지점이었다. 여성들이 넘어졌지만 이 같은 상황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이동하기 위해 움직였는데, 그나마 여성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사람이 넘어졌으니 멈춰라"라고 소리를 질러 공간을 확보해 여성이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이날 넘어져 다친 직장인 이 모씨(27)는 "수십 명에 달하는 사람의 무게가 쏠리며 한순간에 넘어졌는데 넘어진 상태에서도 밀리는 상황이 계속돼 정말 사람한테 깔려 이대로 밟혀 죽겠다 싶었다"며 "좁은 길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다 보니 정말 위험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생 주 모씨(20)는 "사람들한테 밀려 넘어지며 밟히고 치였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다"며 "사고 전날 같은 일을 겪었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사망해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5년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정 모씨(40)도 "그 장소는 사람들도 많이 몰리고, 특히 핼러윈·크리스마스 같은 대형 축제 기간에는 혼잡도가 더 높은 장소"라면서 "언제 한번 사고가 터져도 터질 장소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대형 참사가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앞서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는 세계음식문화거리를 밀집혼잡구역로 지정하는 한편,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함께 이태원역 주변의 환풍구에 안전가드를 추가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수십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참사를 막지 못했다.
[박나은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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