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잃은 신발·옷가지… 바닥에 수북 [이태원 핼러윈 참사]

장한서 2022. 10. 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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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일대는 전날 발생한 압사 참사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쓰레기는 물론 인파에 밀리고 넘어지는 과정에서 벗겨진 신발과 옷가지, 파티용 소품 등 사상자들의 흔적이 길거리에 나뒹굴었다.

이태원 길거리는 온통 쓰레기로 가득해 전날 수많은 인파가 몰려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짐작게 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임시 추모 공간이 만들어져 시민들이 꽃과 주류 등을 놓으며 고인들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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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현장
경찰, 유류품 수거해 신원 파악
시민들 헌화·애도 발길 이어져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일대는 전날 발생한 압사 참사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쓰레기는 물론 인파에 밀리고 넘어지는 과정에서 벗겨진 신발과 옷가지, 파티용 소품 등 사상자들의 흔적이 길거리에 나뒹굴었다.
이태원 압사 참사 다음날인 30일 사고현장 일대 거리에 피해자들의 것으로 보이는 옷과 가방, 신발, 핼러윈 소품 등이 널브러져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경찰은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차량을 통제하면서 진입을 막았다. 일부 차량은 이태원 일대를 우회해 지나가야 했다.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을 비롯해 이태원 골목길 곳곳엔 경찰의 출입 통제선이 쳐져 시민들의 통행을 막았다. 사고 현장 앞에는 현장지휘본부가 마련돼 소방당국과 경찰 등 관계자들이 사상자 집계 현황 파악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태원 길거리는 온통 쓰레기로 가득해 전날 수많은 인파가 몰려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짐작게 했다. 휴지와 봉투 등 쓰레기와 함께 풍선·머리띠·가면 등 핼러윈 파티용 소품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었다. 이태원 클럽 등에서 열린 행사를 홍보하는 전단도 길거리에 뿌려져 있었다.

특히 외투와 신발 등 피해자들의 것으로 보이는 유류품들도 사고 현장 인근에 널브러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경찰 관계자 수십 명은 이날 출입통제선이 쳐진 골목을 오가며 유류품을 수거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유류품과 지문 등을 통해 사상자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현장에는 많은 시민과 주변 상인들이 “믿기지 않는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사고 현장을 지켜봤다. 전날의 충격이 가시지 않아 밤새도록 현장을 지키고 있는 시민도 있었다. 전날 부산에서 올라온 김지원(40)씨는 “어제 오후 7시쯤 (이태원에) 도착했는데 지하철역에서부터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며 “비명이 들리고 나서 현장을 본 뒤에야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충격이 커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어제저녁부터 사람이 점차 많아지더니 밤부터는 발 디딜 틈도 없어 보였다”며 “마치 ‘도미노’처럼 사람들이 쓰러져 겹겹이 쌓이는 광경을 길 건너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신발이 벗겨진 채 맨발에 흐트러진 옷차림으로 현장을 서성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후 한남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실종자 접수처에서 가족이나 지인과 연락이 두절된 시민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고 소식을 들은 시민들의 추모 발길도 이어졌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50대 박모씨는 “전날 밤에 소식을 듣고 잠을 설쳤다”며 “해가 뜨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걱정돼 현장에 나왔다. (참사) 흔적을 보니 참담하다”고 전했다.

아직 정식 분향소가 차려지진 않았지만, 이날 오후부터 시민들이 해밀톤호텔 인근에 있는 상점 등에 두고 간 국화가 쌓이기 시작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임시 추모 공간이 만들어져 시민들이 꽃과 주류 등을 놓으며 고인들을 추모했다. 이외에도 시민들은 참사 흔적이 남은 곳곳에서 묵념하거나 기도했다. 현장을 찾은 한 중년 남성은 인근 상가 건물 벽에 국화꽃을 붙이면서 ‘좋은 세상 가셔서 못다 한 꿈 이룩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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