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자없이 자발적으로 모인 인파…“책임 묻기 어렵다“

강영운,문가영,박제완 2022. 10. 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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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용산구, 안전대책 전무
10만명 운집에 경찰관 200명
"경찰배치로 해결될 문제아냐"
이상민 장관의 발언 도마에

◆ 이태원 대참사 ◆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 참사 현장에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김호영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로 세월호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행사를 주최하는 측이 명확하지 않아 안전관리 책임자가 없었던 만큼 법적 책임을 가리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부상한 대참사에 자칫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셈이다.

이번 참사는 별도 주최자가 없는 상황에서 좁은 골목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주관기관이 있을 경우 주최 측이 안전관리 책임을 지게 되는데 이번 사고는 일반적이지 않아 책임 소재는 물론 기존에 해당 사안을 담당하던 부처도 없어 행안부가 우선 담당하게 된 상황"이라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참사를 두고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는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면 최종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30일 매일경제가 접촉한 상당수 법조인들은 이번 참사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목격자 사이에서 군중 가운데 일부가 사람들을 밀면서 사고가 커졌다는 증언이 있기도 했지만 이들을 특정하기 쉽지 않고, 신병을 확보한다고 해도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해 법적 책임을 지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행정·치안당국의 사전 대응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핼러윈을 앞두고 따로 특별대책을 만들어 배포하거나 상황실을 만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자치구인 서울 용산구는 지난 27일 박희영 용산구청장 주재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주력 대응은 방역 추진, 행정 지원, 소독, 시설물 안전 점검에만 집중됐다. 대규모 인파 운집에 따른 안전관리 대책은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핼러윈 기간 동안 이태원에 매일 1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평년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보고 경찰관 200명만 배치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30일 열린 정부합동브리핑에서 "그전과 비교했을 때 (인구 밀집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강영운 기자 / 문가영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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