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24시간 비상모드…새벽1시 긴급회의 오전10시 현장 방문
사건발생 1시간만에 첫 조치
환자 이송·교통 통제 등 대응
날 밝자 곧바로 현장 찾아
관공서에 조기 게양 지시하고
음주·회식·출장 자제 요청
오세훈 서울시장도 급히 귀국
◆ 이태원 대참사 ◆
윤 대통령은 40분 후인 30일 0시 16분 두 번째 지시를 내렸다. 두 번째 긴급지시는 보건복지부를 향한 것이었는데, 응급의료체계의 신속한 가동과 재난의료지원팀(DMAT) 파견, 인근 병원의 응급병상 확보 지시였다. 이태원에서 심정지 추정 환자 50여 명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이미 전해졌고, 알려진 것보다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던 시각이다.
새벽 2시 30분께엔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가 끝나고 새벽 4시가 다 된 시간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신속한 신원확인 작업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한덕수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수습본부를 즉각 가동시키고, 이 장관에게는 사망자 파악과 더불어 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 등 수습 준비에 착수할 것을 명했다. 대통령은 이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병원에 이송된 환자의 치료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날이 밝았고, 오전 9시45분께 윤 대통령은 생중계를 통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발표를 마친 후 곧바로 이태원 사고현장을 찾았다. 이후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 설치된 사고수습본부를 방문해 다시 한번 회의를 했다. 또 대통령실은 '24시간 전원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31일까지였던 유럽 출장 일정을 긴급 취소하고 이날 오후 4시쯤 귀국했다. 오 시장은 오후 5시 30분부터 해밀톤호텔 사고 현장,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을 차례로 찾았다.
이처럼 대통령실이 급박하게 움직인 데는 이번 사태가 한꺼번에 150명이 넘는 사망자를 발생시킨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참혹한 사건이라는 점에 있다. 실제로 이번 사고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대통령실이 한 치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이유다. 윤 대통령이 '서울 한복판'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참사가 발생한 곳은 용산 대통령실과도 불과 2㎞ 거리에 있는 이태원이었기에 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독 최근 들어 각종 사건사고가 많았던 것도 대통령실이 새벽까지 계속해서 기자단을 상대로 실시간 상황 공지를 한 배경 중 하나다. 지난 8월 집중호우와 9월 태풍 힌남노 등 예상치 못한, 혹은 예상됐던 자연재해를 연달아 겪으면서 대통령실 차원에서는 최대한 대통령이 하고 있는 일과 대통령실 차원에서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 국민 안심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하고, 곧바로 중대본 회의를 한 후 한 총리의 결과 발표가 촘촘하게 이어진 것도 최대한 국민에게 알릴 부분은 알리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김은혜 홍보수석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정부의 모든 발표가 국민에게 정확하게 전해져야 한다면서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 돌아가신 분에 대한 신속한 신원 확인 작업을 언론에 신속 정확하게 알려드리라고 지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김 수석이 "기자 분들께 필요한 사항이 생기면 브리핑을 수시로 해드리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한편 인사혁신처는 각 부처를 대상으로 단체회식과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고 품위를 손상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언행을 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국가애도기간' 지침 공문을 전달했다. 지침에는 시급하지 않은 행사나 국내외 출장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면 연가 사용을 자제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국가애도기간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천안함 피격 사건 발생 이후인 2010년 4월 25~29일 5일간 선포된 바 있다.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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