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0곳중 6곳…코로나 전보다 시총 줄어
中 수요실종에 시총 반토막
'코로나 특수' 네이버도 시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9년 말 코스피200 종목들의 시총을 지난 28일과 비교한 결과 123곳(61.5%)이 당시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150 종목 가운데서도 89곳(59.3%)은 시총이 감소했다.
가파른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상당수 종목이 2020~2021년 유동성 장세에 힘입은 상승분을 내줬을 뿐 아니라 오히려 주가가 더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긴축 정책으로 주가 할인율이 높아진 데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실적까지 악화된 결과"라고 짚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시총이 19조6945억원이었지만 지난 28일엔 7조8715억원으로 무려 11조8229억원가량이 날아갔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감소 규모가 가장 크다. 한때 1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LG생활건강 주가는 코로나19 시기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큰 폭으로 후퇴하며 5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 시총도 6조3396억원이 줄어든 5조3520억원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를 기회로 급성장한 기업들이 유독 기업가치 증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45만원대를 찍었던 주가가 3분의 1 토막 난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시총이 26조2478억원을 기록해 비대면 특수를 누리기 이전인 2019년 말(30조7376억원)보다 되레 줄었다. 게임주인 넷마블(-4조1580억원)과 엔씨소프트(-3조4687억원)도 코로나19 수혜주라는 명성이 무색해졌다.
코스닥에서는 바이오 기업들이 비슷한 경우다. 헬릭스미스(-1조5197억원) 메지온(-1조3311억원) 메디톡스(-1조658억원) 젬백스(-9952억원) 제넥신(-9268억원) 등 팬데믹 기간 신약 개발 열풍에 힘입어 자금을 빨아들인 바이오주의 하락 폭이 유독 가팔랐다. 시총 감소 규모가 가장 큰 기업 10개 중 7개가 신약 개발 업체였다. 코스닥 기업 중에는 CJ ENM(-1조8749억원) 시총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회사가 주력으로 앞세우는 티빙이 넷플릭스 등 동영상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는 영향이다.
반면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시총 증가 규모가 가장 큰 1·2위 기업에 삼성그룹의 배터리·바이오 계열사인 삼성SDI(33조7633억원)와 삼성바이오로직스(33조6989억원)가 나란히 올랐다.
삼성전자(8조9546억원)는 코로나19 전보다 높은 시총 규모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7조7896억원)는 몸집이 줄어 반도체 대표 종목의 희비가 갈렸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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