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돈 몰린 공모주, 10개 중 7개는 스팩(SPAC)

노자운 기자 2022. 10. 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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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속에서 증시 하락이 계속되며 공모주 투자 매력도 시들해지자, 최소한 원금은 보전할 수 있는 스팩이 대안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더욱이 올해처럼 많은 기업들이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는 시기에는 스팩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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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간 기관 경쟁률 1000대1 넘은 공모주 15개가 스팩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속에서 증시 하락이 계속되며 공모주 투자 매력도 시들해지자, 최소한 원금은 보전할 수 있는 스팩이 대안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일러스트=정다운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 공모주 가운데 22개의 경쟁률이 1000대1을 넘었다.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크게 성공한 22개사 중 15개(68%)는 스팩이었다. 지난 9월 초 수요예측을 실시한 KB스팩22호는 121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스팩11호의 경쟁률은 1194대1이었으며, 신영스팩8호·하나금융스팩24호·IBKS스팩19호 역시 1200대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스팩은 비상장사를 인수·합병할 목적으로 설립된 서류상 회사다. 증권사에서 설립하고 투자금을 공모한 뒤 상장한다. 증시에 입성한 후 3년 안에 우량 기업을 흡수 합병하면, 기존 스팩 주주들은 합병 법인의 주주가 된다.

기관의 투자금이 스팩에 몰리고 있는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다수 공모주가 이른바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에 성공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상장한 기업들은 주가가 공모가를 한참 밑도는 사례가 많다.

기존에 상장돼있던 주식들 역시 가격이 많이 하락했음에도 섣불리 매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여전히 고물가와 경기 침체 위험이 변수다.

스팩은 고변동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3년 안에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고 청산되더라도 투자원금(공모가 2000원)을 돌려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올해처럼 많은 기업들이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는 시기에는 스팩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직상장을 고려했던 우량 기업들이 스팩과의 합병 상장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팩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합병 대상 기업을 발굴한다면, 스팩 주주들은 유리한 비율로 해당 기업의 신주를 얻을 수 있다.

스팩의 기업 합병 방식에 하나의 선택지가 더 생겼다는 점도 스팩주의 투자 매력을 키운다. 기존에는 스팩이 존속하고 합병 대상 법인이 사라지는 방식만 가능했으나, 올해 2월부터는 이른바 ‘스팩소멸 합병’이 가능해졌다. 합병 대상 기업이 존속하고 스팩이 소멸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피합병 기업의 업력이 단축되거나 추가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의 문제가 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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