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시군산조선소 재가동이 특별한 이유
군산조선소는 181만㎡(약 55만평) 용지에 25만t급 선박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규모로 2010년 3월 문을 열기까지 투입된 비용만 1조2000억원에 달했다. 조선소 건설과 함께 수주한 선박 건조도 동시에 진행했고 20척 이상 배가 줄지어 착공일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였다. "군산조선소가 정상 가동 당시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전북 제조업의 12.3%, 군산 산업의 24%를 담당했고 인건비의 30% 정도인 600억원이 군산에서 소비됐다"는 것이 전북도의 설명이다.
군산조선소가 2017년 7월 조선업계 불황으로 수주량 급감에 따라 문을 닫을 당시 사라진 협력업체 일자리만 4000개에 달한다. 가동 중단 당시 협력업체 수도 85개였지만 지금은 12개 사내 협력업체만 남아 있다.
전북도와 현대중공업은 지난 28일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재가동 선포식에서 본격적인 재가동 시점을 내년 1월로 공식화했지만 여기까지 오기도 쉽지 않았다. 전국에서 벌어진 조선소 인력난이 문제다. 현재 군산조선소에서 근무 중인 인력은 255명으로 올해 말 449명까지 늘어날 전망이지만 내년 본격적인 공정에 필요한 인력은 900여 명으로 예상된다.
전북도와 군산시가 재가동 선포에 앞서 청년 1인당 월 160만원씩 2년간 지급하고 2년 근속 시 1000만원을 주는 등 고용지원 사업에 힘썼던 이유가 바로 인력난 때문이었다.
숙제는 또 있다. 생산물량 확대와 다시는 문을 닫는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군산조선소에서 내년부터 연간 10만t 규모의 선박 블록이 생산되면 지역 생산 유발 효과 1989억원가량과 직접고용 900~1000명이 예상돼 첫발은 잘 내디뎠다. 전북도 또한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계기로 대기업 의존도 완화와 친환경 선박·기자재 산업 육성이라는 안전장치를 만들려는 모양새다. 또 다른 바람 하나가 있다면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군산 경제 부활의 신호탄이 되길 바랄 뿐이다.
[사회부 = 진창일 jc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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