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눌린 안전’… 축제는 한순간 지옥이 됐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권구성 2022. 10. 3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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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데이를 이틀 앞둔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154명이 압사 등으로 숨지는 대규모 참사가 발생했다.

3년 만의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 행사에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참사로 이어진 것인데, 부실한 사전 대응과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고 당일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의 이용객이 13만131명으로 이태원 일대의 인파는 10만여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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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 154명·부상 132명
3년 만의 ‘노마스크 핼러윈’ 10만여명 몰려
좁은 골목길서 사람들 도미노처럼 쓰러져

핼러윈 데이를 이틀 앞둔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154명이 압사 등으로 숨지는 대규모 참사가 발생했다. 3년 만의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 행사에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참사로 이어진 것인데, 부실한 사전 대응과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 ‘이태원 압사 참사’에 따른 사망자는 154명(부상자 132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에는 중국과 이란, 우즈베키스탄 등 14개국의 외국인 26명도 포함됐다. 경찰은 154명 중 1명을 제외한 153명의 신원을 파악해 전원 유족에게 통보 완료했다. 전국 15개 검찰청은 122명에 대해 검시절차를 완료해 84명을 유족에게 인도했다.
비극의 현장… 추모 꽃다발만 154명이 사망하고, 132명이 다친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옆 골목 앞에 30일 고인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핼러윈을 즐기려 최소 수천명이 폭이 좁고 비탈진 골목에 몰리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는 일주일간 국가애도기간을 갖기로 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9일 오후 10시15분쯤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세계음식거리로 이어지는 해밀톤호텔 옆 좁은 골목길에서 발생했다. 이 길은 폭 3.2m, 길이 40로 넓이를 계산하면 55평 남짓하지만, 지하철역과 이태원 최대 번화거리를 잇고 있어 평소에도 인파가 몰리는 구간이다.
현장의 생존자와 목격자들은 “사고가 순식간에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좁은 골목길에 사람이 가득 차면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누군가 넘어지면서 수백명이 도미노처럼 넘어졌다는 것이 현장 증언이다. 사고 구간은 경사도 10%의 내리막길인 데다, 매끈한 재질의 보도블록에 술 등의 음료까지 뿌려서 넘어지기 쉬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일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의 이용객이 13만131명으로 이태원 일대의 인파는 10만여명에 달했다.
사망 원인은 대부분 압사로 추정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심정지와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신고가 잇따랐고, 일부는 서 있는 채로 기절해 있거나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며 거품을 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생자들은 사고 현장과 가까운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실내체육관과 순천향대병원으로 주로 이송됐으나, 이후 서울대병원과 경기 일산 동국대병원 등 36개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망자의 신원확인을 거의 완료한 경찰은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경찰청은 47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사망자를 향한 명예훼손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에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고 현장 일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고 당시 영상 등도 살펴보고 있다. 또 사상자 신원 파악이나 유가족 지원에 시도경찰청의 가용경력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악몽의 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 깔린 시민들이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과 경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이번 사고를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의 사전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의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 행사에 막대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찰은 2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마저도 불법촬영과 강제추행 등의 범죄 단속에 주력하면서 안전사고 예방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며 “(사고 당일에도) 많은 시민이 (도심 시위에) 모일 것으로 예상돼 경찰 경비 병력 상당수가 광화문 쪽으로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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