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이름 있는지 확인만 좀 해줘요" 애끓는 실종자 가족들

김지은 기자, 하수민 기자 2022. 10. 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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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명단도 확보가 안되면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하지만 주민센터 직원들은 부상자 명단은 아직 업데이트가 안된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

임씨는 "연락이 안되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우선 사망자 리스트에는 딸 이름이 없다고 하니 다행스럽긴 하다. 딸을 찾으러 이곳 저곳 돌아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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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핼러윈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실종자 접수처 대기실에서 가족이나 지인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2.10.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상자 명단도 확보가 안되면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30일 오후 3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1층에는 격양된 목소리가 퍼졌다. 올해 25살인 딸이 어젯밤 이태원에 나갔다가 연락이 두절됐는데 확인이 안 된다고 했다. 실종자 부모님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상태로 핸드폰을 꽉 붙잡고 있었다.

실종자 아버지 임모씨는 "119, 경찰서에 연락을 해도 모두 다른 곳에만 가라고 안내했다"며 "그래서 급한 마음에 이곳까지 찾아오게 됐는데 알려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상자 명단에만 우리 딸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주민센터 직원들은 부상자 명단은 아직 업데이트가 안된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 임씨는 "연락이 안되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우선 사망자 리스트에는 딸 이름이 없다고 하니 다행스럽긴 하다. 딸을 찾으러 이곳 저곳 돌아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눈물을 흘리며 주민센터를 빠져 나오는 외국인도 있었다. 호주에서 온 네이슨은 이날 오후 1시50분쯤 친구 실종 접수를 하기 위해 주민센터에 방문했다. 그는 전날 밤 친구 외국인 친구 4명과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미 친구 1명은 사망한 상태고 다른 한 명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는 담당 직원에게 "친구가 귀걸이, 목걸이, 검은색 롱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며 급박하게 이야기했다.

오전에 순천향대학병원에 다녀왔다는 그는 옷도 갈아 입지 못한 채로 이곳에 달려왔다. 네이슨은 "너무 처참한 현장이었다. 처음에 경찰이 4명 정도 왔는데 대응이 너무 늦어서 사고가 더 크게 번졌다. 친구가 너무 걱정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외국인 친구를 찾으러 온 한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송유진(22)씨는 "독일인 친구가 연락이 안된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독일에 계신 친구 부모님이 직접 연락을 줬다. 우선 사망자 리스트를 보긴 했는데 이름은 없었다. 순천향대학교에 전화했더니 외국인 여성은 없었다고 해서 이곳 저곳 찾아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온 남성도 있었다. 박강현(26)씨는 "여자인 친구 2명이 이태원 갔다고 했는데 1명이 연락 두절된 상황"이라며 "두 친구 모두 손을 잡고 이동하다가 인파가 많아져서 손을 놓고 흩어졌다고 했다. 실종 친구는 핸드폰이 꺼져있는 상황"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실종 신고 하러 왔는데도 알게 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친구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전혀 모르겠다. 지금 병원을 다 돌아 다녀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종자를 찾았다는 소식에 안도하는 사람도 있었다. 러시아인 유지카케(20)씨는 우즈베키스탄 친구가 전날 밤 이태원 갔다가 연락두절 됐다며 이곳에 찾아왔다. 그는 "오늘 아침부터 연락이 안되서 걱정이 됐다"며 "제일 친한 친구라서 이곳에 왔다. 찾았다고 하니까 정말 다행"이라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한남동 주민센터는 3층에서 실종 현장 접수를 받고 있다. 인상 착의, 신원 등을 말해주면 사망자 리스트에서 같은 이름이 있는지 확인하는 식이다. 이날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실종 접수는 106건이다. 29일 오후 5시30분까지 누적 합계 신고 건수는 4024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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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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