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호텔가, 이태원 참사에 "깊은 애도"…핼러윈 행사 전면 취소
기사내용 요약
(종합)유통 기업들 핼러윈 이벤트 중단, 장식 철거 잇따라
[서울=뉴시스]이지영 박미선 김혜경 기자 = 유통·호텔·외식 업계가 오는 31일 핼러윈 데이 앞두고 벌어진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참사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관련 행사들을 잇따라 취소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편의점·아웃렛 등 핼러윈 마케팅을 준비해 온 업체들은 이날 관련 행사 일정을 연이어 취소하고 서둘러 장식물들을 철거했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핼러윈 데이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더라도 제품 출시 행사나 '재미'를 강조한 상품 보도자료 배포를 자제하는 상황이다.
토요일인 지난 29일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이날 오전 9시 기준 151명이 사망하고 82명(중상 19명·경상 6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소방 당국이 발표했다.
서울에서 사망자만 150명이 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난 것은 1995년 6월28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27년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오늘부터 국가 최우선 과제를 이태원 참사 수습으로 둔다"며 "사고 수습이 일단락 될 때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정부는 11월 5일 24시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사고가 발생한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여당 국민의힘 등 정치권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전 당협위원회에 불요불급한 행사와 축제 자제를 지시한 상황이다.
그동안 유통·호텔·외식업계는 핼러윈 시즌이 'MZ세대들의 명절'으로 불릴 정도로 최대 특수 시즌이 되자 이벤트 마련에 분주했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핼러윈 시즌이어서 더 적극적으로 행사를 마련해왔다.
하지만 이번 참사 이후 유통 업체들도 깊은 애도를 표하며 서둘러 행사를 중단하는 모습이다. 유통 관련 기업 뿐 아니라 가전·IT 등 대다수 타 업종도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에선 백화점과 대형마트(롯데마트) 등 계열사들이 핼러윈 행사와 이벤트를 중단했다. 신세계그룹에서도 전국 스타벅스 매장들을 비롯해 이마트·백화점·아웃렛·온라인몰 등 계열사들이 진행하던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핼러윈 관련 상품도 폐기한다.
구체적으로 스타필드는 안성점·고양점에서 31일까지 각각 '펫 핼러윈', '오레오 핼러윈'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이날 전면 취소했다. 롯데프리미엄아웃렛 타임빌라스점과 기흥점도 30일까지 '핼러윈 코스튬 퍼레이드 및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중단했다.
GS리테일도 편의점 GS25 등 주력 사업부에서 진행하던 핼러윈 관련 행사를 중단키로 했다. GS25 관계자는 "후원사로 참여한 '2022스트라이크뮤직페스티벌' 등 핼러윈 관련 행사도 오늘 취소돼 더 이상 부스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CU도 오는 31일까지 핼러윈 데이를 맞아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코스튬과 파티 용품, 스낵 기획 상품을 무료 배송해주는 '핼러윈 홈배송 기획전'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현재 관련 기획전은 내린 상황이다.
대형 테마파크인 경기 용인 에버랜드와 서울 롯데월드 등도 30일 오전부터 자체 행사인 '핼러윈 축제'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
호텔 업계도 마찬가지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오는 31일 진행 예정이었던 '핼러윈 플레지르32 파티'를 전면 취소하고 SNS에 공지하는 한편 예약자들에게 개별 안내하고 있다.
반얀트리 서울 문 바에서 진행하는 '헌티드 하우스' 프로모션은 당초 31일까지 열 예정이었으나, 애도 차원에서 이날 오전 중단을 결정하고 장식을 모두 철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핼러윈 이벤트와 관련해 준비했던 고지물부터 장식물까지 파기하고 모두 취소한 상황"이라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다른 이벤트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 조차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젊은 MZ세대 비중이 높은 업종 특성 상 유통 기업들은 이날 오전 사내 비상 연락망을 긴급 가동해 직원들의 안전 여부를 묻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동안 국내에서 핼러윈 관련 행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에도 핼러윈이 유래 조차 불분명한 영미권 외래 문화와 기업들의 상술이 결합된 문화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었다.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의 서우인(Samhain) 축제가 기원이라는 설이 있는데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거의 기념하지 않고, 미국에서조차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을 정도로 의미가 옅어 한국의 핼러윈 축제 문화가 '지나치게 서구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이후 미디어와 해외 유학생 등을 통해 들어온 핼러윈 파티 문화가 SNS와 결합하면서 'MZ세대들의 명절'로 까지 급격히 확산된 모양새"라며 "핼러윈 시즌에 국내에서 최악의 참사가 일어난 상황인데, 앞으로도 당분간 한국 기업들이 관련 마케팅을 펼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w0384@newsis.com, only@newsis.com, chkim@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효민, 조세호 9살연하 ♥아내 공개…단아한 미모
- 800억 사기친 한국 아이돌 출신 태국女…2년만에 붙잡혀
- 일제 만행 비판한 여배우, 자국서 뭇매…결국 영상 내려
- 이다은 "윤남기 언론사 사장 아들…타워팰리스 살았다"
- 김보성 "왼쪽 눈 실명…오른쪽 안와골절 후 2㎜ 함몰"
- 유명 필라테스 강사 양정원, 사기 혐의로 입건
- 직원 폭행한 닭발 가게 사장 "6800만원 훔쳐서 홧김에…"
- "아 그때 죽였어야"…최현석, 딸 띠동갑 남친에 뒤늦은 후회
- '딸뻘' 女소위 성폭행하려던 男대령…'공군 빛낸 인물'이었다
- "친구들 모두 전사…러군에 속았다" 유일 생존 北장병 증언 영상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