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앞섰지만, '샤이 보수'도 무시 못 해...브라질 차기 대통령은?

김현우 2022. 10. 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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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의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대선 결선투표가 30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일단 선거 전 진행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는 노동자당 대선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론조사 때부터 룰라 전 대통령에게 뒤졌던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그간 전자 개표시스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선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공공연히 시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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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브라질 대통령 결선투표 실시
룰라 전 대통령, 여론조사서 5~7%p 우위
보우소나루 지지하는 '샤이 보수'도 집결
박빙 승부 시 '대선 불복' 가능성...정치 혼란 불가피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하루 앞둔 29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노동자당 대통령 후보(오른쪽)가 상파울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과 함께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의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대선 결선투표가 30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일단 선거 전 진행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는 노동자당 대선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유당 대선후보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를 공개하길 꺼려왔던 이른바 ‘샤이 보수’ 유권자도 만만치 않아, 투표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선거 불복' 가능성을 꾸준히 내비쳐, 그가 패배하더라도 순순히 정권을 내줄지는 미지수다. 양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박빙일 경우 정치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 안정권"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노동자당 대선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거리에서 입맞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가 이날 전국투표로 치러졌다. 당선자 윤곽은 전자 개표시스템이 끝나는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31일 오전 8시 30분)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차 대선투표에선 룰라 전 대통령이 48.43%를 득표, 보우소나루 대통령(43.20%)을 앞섰다.

최근 일주일간 실시된 아틀란테스인텔과 데이터폴하 등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룰라 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5~7%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지 언론들은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며 그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상황이다.

다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막판 역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숨겼던 ‘샤이 보우소나루’ 유권자들이 1차 선거 때처럼 대거 투표에 나서며 응집력을 보일 경우 룰라 전 대통령과 나는 근소한 지지율 격차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어서다.

더욱이 브라질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좌우 이념 대립을 보이는 이번 대선에서 한쪽으로 표가 크게 쏠릴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임신중지(낙태)와 동성결혼 등의 문제에서 보수적 태도를 유지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내 영향력이 커지는 복음주의 기독교 세력에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막판 역전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


투표 전날까지 선거 캠페인 총공세...대선결과 불복 우려도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노동자당 대선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선거 전날인 29일 밤까지 양측은 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다. 룰라 전 대통령은 마지막 유세 장소로 상파울루를 택했다. 브라질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상파울루는 1차 대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곳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와 야만, 평화와 전쟁 사이의 선택"이라고 한 표를 호소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1차 대선 투표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높았던 미나스제라이스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이며 역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안간힘을 썼다.

일각에선 이번 대선에서 양측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 선거 불복 등 상당한 후폭풍이 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여론조사 때부터 룰라 전 대통령에게 뒤졌던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그간 전자 개표시스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선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공공연히 시사해왔다.

여기에 선기 기간 내내 '가짜뉴스'가 판치면서 양측의 신경전도 극에 달한 상태다. 브라질 대법원이 최근 룰라 전 대통령을 겨냥한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의 네거티브 캠페인을 “왜곡됐다”고 판결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 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우리를 가짜뉴스 취급하는 건 반민주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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