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대신 연습…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조효성 2022. 10. 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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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서경클래식서
이소미 시즌 첫승·통산 4승
"샷 흔들려 쉴 자격 없었다
매일 반나절이상 연습해"
박현경 시즌 두 번째 준우승
대상 1위 김수지는 공동3위
30일 이소미가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다른 선수들은 체력 관리를 위해 월요일에는 쉬려고 한다. 하지만 난 컨디션 조절을 할 자격이 없었다. 쉬는 날 없이 연습을 1시간이라도 하는 것이 목표였다. 샷 감각을 찾으려고 연습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올해 동계훈련도 프로 데뷔 이후로 가장 열심히 했던 것 같다."

30일 제주 핀크스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최종일 4라운드. 이소미는 전반에만 보기 3개를 범하며 흔들릴 법도 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무서운 버디쇼를 펼쳤다. 그는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공동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2019년 최혜진이 세운 대회 최소타 우승 기록(합계 15언더파 273타)을 3타 넘어선 새 기록이기도 하다. 우승을 확정 지은 이소미는 전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우승 세리머니 없이 조용히 우승을 자축했다. 동료 선수들도 물세례를 비롯한 떠들썩한 우승 축하는 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개인 통산 3승 고지를 밟은 이후 1년2개월 만에 다시 우승을 추가한 이소미는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 8위로 한 계단 올랐다. 우승상금 1억4400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을 5억8450만2500원으로 늘려 상금랭킹도 14위에서 11위로 뛰어올랐다.

2020년 첫 우승에 이어 2021년 2승을 한 이소미는 '3년 연속 1승 이상' 기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단독 2위를 차지한 박현경, 공동 3위 그룹에 오른 정윤지, 김수지, 이가영 등 올 시즌 좋은 샷 감각을 보인 톱골퍼들이 맹추격했지만 이소미의 뒷심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과 정교한 샷. 비결은 딱 하나, '연습'이었다.

이소미는 이 대회에 앞서 톱10에 9차례나 들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지 않았다. 우승했던 2020년과 2021년 평균 70.8타를 기록했지만 올해 평균타수는 71.11타다. 또 페어웨이 안착률이 처음으로 60%대(68.62%)였고, 그린 적중률도 가장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최종 라운드에서 평균 249.2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린 이소미는 페어웨이 안착률 78.57%, 그린 적중률 88.89%를 기록했다. 그린 적중 시 홀까지 남은 거리도 평균 4.6야드에 불과할 정도로 아이언샷은 누구보다 정교했다. 이소미는 대회 2라운드에서 선두로 올라선 뒤 "최근 샷 감각이 좋지 않아 정말 많이 노력했다. 연습을 많이 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이소미는 "쉬는 날 없이 1시간이라도 연습하는 것이 목표였고 최소 반나절 이상은 연습했다. 샷감을 찾기 위해 연습량을 늘렸다"고 털어놨다.

2020년과 2021년 우승을 맛본 이소미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혹독하게 동계훈련을 소화했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니 우승이 없었다. "심리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한 이소미는 "샷이 워낙 안되다 보니 이런 실력으로는 우승을 생각하지 말고 연습이나 하자고 마음먹었다. 우승을 하고 많이 알아봐주시면서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았나 생각했다. 그래서 반성했고 더 간절하고 절실하게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통산 4승 중 제주에서만 두 번째 우승을 기록한 이소미는 "내가 완도 출신이라 그런 것 같다"며 웃어 보인 뒤 "동계훈련을 제주에서 많이 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무엇보다 내 샷이 유독 탄도가 낮다. 내 키 높이 정도로도 칠 수 있다. 바람을 덜 타고 구르는 거리도 많아 거리 손해를 안 본다. 낮게 치는 기술 때문에 제주에서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현경이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단독 2위에 올랐고, 김수지는 정윤지·이가영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대상 포인트 1위를 굳게 지켰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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