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안치 경기지역 장례식장, 신원 확인되자 유족들 ‘눈물 바다’…[이태원 핼러윈 참사]
서울 이태원 참사로 숨진 사망자들이 안치된 경기지역 장례식장에는 비보를 접한 유족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울음바다를 이루었다.
30일 오후 4시쯤 경기 평택시 제일장례식장에서 만난 한 유족 A씨는 “어떻게 해, 어떻게 하라고”라는 말만 반복하며 대성통곡을 했다. 또 다른 유족 B씨는 이태원에 간다는 자녀들을 말리지 않은 사실을 자책하며 가슴을 치고 후회했다. 그는 “어제 친구들 전화를 받고 나갔는데 보내지 말 걸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부터 계속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도 답이 없길래 밤새 불안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평택제일장례식장으로 이송된 사망자는 모두 7명. 5명은 각각 수원·하남·고양·대전(2명) 거주자와 외국인이며 나머지 1명은 미성년자라서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명 피해가 많다 보니 일단 이 곳으로 시신을 분산 안치한 것”이라며 “추후 유족이 원하는 곳이나 거주지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옮겨 빈소를 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용인시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아침 일찍 SRT를 타고 왔다는 유족 C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딸이 어제 오후 6시 반에 약속 장소에 가고 있다고 통화한 게 마지막이었다”며 “너무나 착하고 예쁜 딸이었는데 너무 황망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수원의 성빈센트병원 장례식장에도 꽃다운 나이의 청년이 안치됐다. 이 청년은 친구들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이 간 친구 2명 중 1명도 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 을지대병원 장례식장도 희생자 유족의 절규와 오열로 가득했다. 숨진 D씨의 어머니는 지하 2층 안치실에서 눈 감은 딸의 얼굴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당시 D씨는 신분증을 갖고 있어 신원이 바로 확인됐다. 경찰 연락을 받고 뒤이어 도착한 희생자 E씨의 유족도 안치실에서 딸의 시신을 확인한 뒤 그대로 주저앉아 절규했다.
경기지역에는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 사망자 76명이 15개 병원에 분산 안치됐다. 평택제일장례식장(7명), 의정부을지병원(5명), 의정부성모병원(2명), 의정부병원(1명), 의정부백병원(2명), 양주예스병원(3명), 일산동국대(20명), 쉴낙원경기장례식장(4명), 용인세브란스(1명), 부천성모(5명), 부천순천향(4명), 성남중앙(6명), 성빈센트(7명), 안양샘(3명), 평촌한림대(6명) 등)이다. 이밖에 서울 시내 24개 병원에도 75명의 사망자가 안치됐다.
이번 사고로 오전 9시 기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치는 등 모두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82명 중 19명은 중상자여서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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