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를 눌러버린 탈삼진 능력, SF 좌완은 얼마를 받으려하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겨울 FA 시장 투수 최대어는 누구일까.
사이영상이 유력한 저스틴 벌랜더가 꼽히지만, 그는 지금 포스트시즌서 고전 중이다. 벌랜더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6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5실점했다.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 4이닝 10안타 6실점했던 벌랜더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리그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6이닝 3안타 11탈삼진 1실점으로 회복했다가 이날 또다시 난조를 보인 것이다.
물론 정규시즌서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를 올린 자체로 FA 대박을 터뜨릴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계약은 곤란하다. 토미존 수술서 돌아와 이제 첫 시즌을 치른데다 내년이면 만 40세가 된다. 이닝 이터를 기대하기 어렵고, 가을야구 후반까지 에너지 넘치는 피칭을 이어가기 힘들다는게 확인되고 있다.
다음으로 거론되는 투수는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 디그롬은 이번 월드시리즈가 끝나면 옵트아웃을 행사할 계획이다. 내년 남은 연봉은 3250만달러, 그리고 2024년 3250만달러의 구단 옵션이 걸려 있다.
그가 시장에 나오려는 이유는 동료인 맥스 슈어저 못지 않은 연봉을 받아야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슈어저는 1년 전 3년 1억3000만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평균 연봉 4333만달러는 역대 최고 기록. 벌랜더와 마찬가지로 디그롬도 슈어저보다 못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디그롬도 내년이면 35세가 된다. 또한 작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팔과 어깨 이상으로 1년 넘게 실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지난 8월 초 복귀해 11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했지만, 언제 또 부상이 발목을 잡을 지 모를 일이다. 또한 올해 정규시즌 막판 4경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던진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을 합쳐 27이닝 16자책점, 평균자책점 5.33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즌 막판 힘이 빠진 것이다.
디그롬은 복귀 후에도 100마일 이상의 빠른 공과 평균 92마일에 이르는 파워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던졌다. 건강할 땐 천하무적이다. 그러나 잦은 부상 경력은 그가 원하는 '대박'엔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벌랜더와 디그롬에 이어 언급되는 톱클래스 선발투수로 카를로스 로돈이 꼽힌다. 1992년생으로 벌랜더보다 무려 9살, 디그롬보다 4살이 젊다. 장기계약이 가능하다.
그는 올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31경기에 등판해 178이닝을 던져 14승8패, 평균자책점 2.88, 탈삼진 237개를 기록했다. 다승, 투구이닝, 평균자책점, 탈삼진 모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특히 그는 최고의 탈삼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9이닝 평균 탈삼진 11.98개, 710명의 타자를 상대해 237타자를 삼진 처리한 33.38%의 탈삼진율서 모두 1위에 올랐다. 두 수치 모두 올해 한때 최고의 '닥터K'로 각광받은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를 누른 것이다. 오타니는 두 부문서 각각 11.87, 33.18%를 기록했다.
로돈은 작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지만, 건강 문제가 걸림돌이 돼 겨우 2년 4400만달러 계약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올시즌 건강과 기량을 모두 증명했다. 옵트아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MLBTR은 '그는 2250만달러가 걸려 있는 내년 연봉을 포기하고 메가딜을 찾으려 할 것'이라며 '지난 겨울 케빈 가우스먼과 로비 레이에게 대박을 안겨준 계약보다 많은 돈이 담긴 5년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우스먼은 토론토와 5년 1억1000만달러, 레이는 시애틀과 5년 1억15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었다. 로돈은 5년 계약이라면 1억2000만달러 이상을 목표로 한다고 보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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