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 아들 죽음 실감 못하는 아버지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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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병원 전화 받고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어."
아버지는 두 눈으로 시신을 확인하고도 여전히 아들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 채 혼잣말을 했다.
언니의 시신을 확인한 두 여동생은 "언니가 나쁘게 산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며 오열했다.
신원 확인이 늦어져 여전히 유가족에게 사망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시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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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병원 전화 받고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어.”
30일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자들이 안치된 서울 전역 병원의 장례식장은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사망자 4명이 안치된 서울 고대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모씨는 30분 넘게 영안실 입구에서 발을 떼지 못했다.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을 차마 확인할 자신이 없어서였다.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부산에서 온 어머니는 슬리퍼 차림과 헝클어진 머리로 차에서 내려 넋이 나간 채 영안실로 향했다.
사망자 1명이 안치된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도 큰딸의 시신을 확인한 뒤 터져 나온 곡소리가 장례식장을 가득 메웠다. 언니의 시신을 확인한 두 여동생은 “언니가 나쁘게 산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며 오열했다.
신원 확인이 늦어져 여전히 유가족에게 사망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시신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문을 채취해서 신원을 확인하는 중”이라며 “미성년자이거나, 외국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교육부는 “아직 보고된 미성년자 피해자는 없다”며 “미성년자는 주민등록증을 소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지문을 찍어도 잘 안 나와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실종자를 접수하는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가족과 지인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에 주민센터를 찾은 한 중년 남성은 “어제 나간 딸이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된다”며 “같이 놀러 간 친구는 보라매병원에 있다고 연락받았는데 우리 애는 어디 있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울먹였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실종자 대부분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가족을 상대로 실종자의 키와 몸무게, 옷차림, 머리 길이 등을 물어보며 대조 작업을 진행했다.
20대 여성 4명은 전날 밤 이태원에 같이 간 친구 한 명이 연락이 안 돼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의정부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을 듣고 모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이태원 참사 관련으로 접수된 실종 신고는 3580건이다. 전화로 접수된 실종 신고가 3493건이고, 주민센터 방문 접수가 87건이다.
외국인들도 스마트폰으로 번역해가며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스리랑카 국적의 카디(36)씨는 2명의 친구와 같이 주민센터를 찾아 “친구가 이태원에 사는데 어젯밤부터 연락이 안 된다”며 “오전 7시에 실종 신고했는데 아직도 못 찾았다”고 걱정했다. 관계자들은 외국인 실종 신고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지안·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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