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오늘 막내아들 생일인데 마지막이라니"…아버지의 눈물(종합)
일부는 신원 파악 중…경찰 "유족과 협의해 추후 연고지 이송 예정"
(수원·용인·평택=연합뉴스) 최해민 최종호 권준우 김솔 기자 = 29일 밤 발생한 서울 이태원 참사로 숨진 사망자들이 안치된 경기지역 장례식장에는 30일 비보를 접한 유족들이 속속 도착하며 울음바다를 이루고 있다.
이날 오후 용인 평온의숲에 마련된 20대 직장인 A 씨의 빈소에는 A 씨의 아버지가 연신 눈물을 닦으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는 지난 금요일 아들과 함께한 식사가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허탈한 표정이었다.
그는 "오늘이 생일인 막내아들이 생일을 하루 앞두고 친구들이랑 놀러 나갔다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오전 용인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광주광역시에서 도착한 유족이 오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침 일찍 SRT를 타고 왔다는 한 유족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딸이 어제 오후 6시 반에 약속 장소에 가고 있다고 통화한 게 마지막이었다"며 "너무나 착하고 예쁜 딸이었는데 너무 황망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들은 경찰관과 논의해 시신을 광주광역시로 옮겨가기로 했다.
수원의 성빈센트병원 장례식장에도 꽃다운 나이의 청년이 안치됐다.
이 청년은 친구들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이 간 친구 2명 중 1명도 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도내 장례시설에 안치된 사망자의 경우 상당수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에 대해선 유족이 도착하는 대로 협의해 주소지로 시신을 다시 옮길 예정이다.
4명의 사망자가 옮겨진 용인 쉴낙원경기장례식장에서도 경찰관들이 나와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이들 4명은 각각 외국인 2명과 서울·남양주 거주자로 파악됐다.
평택 제일장례식장에서도 안치실로 이송된 사망자 7명의 신원 파악이 진행되고 있다.
5명은 각각 수원·하남·고양·대전(2명) 거주자와 외국인으로 파악됐고, 나머지 1명은 미성년자라서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소식을 듣고 고양시에서 왔다는 한 유족은 "어제 친구들 전화를 받고 나갔는데 보내지 말 걸 그랬다"며 "어제부터 계속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도 답이 없길래 밤새 불안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며 말을 잇지 못했다.
평택 제일장례식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때 안치실 부족으로 시설을 확충해 시신 16구를 한 번에 모실 수 있는 규모"라며 "유족이 도착하면 경찰과 협의해 시신을 유족이 원하는 장례식장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양의 안양샘병원과 평촌한림대병원, 성남의 성남중앙병원 등에서도 이제 막 시신의 신원확인이 끝났거나 아직 신원확인이 마무리되지 않아 병원 내 유족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안양의 한 병원 관계자는 "신원 확인은 대부분 끝났는데 고인들 모두 이 지역 분이 아니어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워낙 인명피해가 큰 사고여서 일단 각 지역 장례식장 중 안치실 여유가 있는 곳으로 일단 시신을 모신 상황"이라며 "추후 유족은 원하는 곳이나 거주지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옮겨 빈소를 차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이태원 참사와 관련, 경기도 내 시신이 안치된 병원은 의정부을지병원 5명, 의정부성모병원 2명, 의정부백병원 2명, 의정부의료원 1명, 일산동국대병원 14명, 일산병원 3명, 일산장례식장 3명, 양주예쓰병원 3명, 안양평촌한림대 4명, 평택제일장례식장 7명, 용인쉴락원 4명, 용인세브란스 1명, 안양샘병원 5명, 수원성빈센트병원 4명, 수원아주대병원 3명, 성남중앙병원 6명, 부천 성모병원 5명, 부천 순천향대병원 4명 등 총 18곳(76명)이다.
이 밖에 서울시 내 24개 병원에 75명의 사망자가 안치됐다.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치는 등 모두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82명 중 19명은 중상자여서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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