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폴란드 수출` 우회로 찾는다… 공기업·민간사업 협력 추진

정석준 2022. 10. 3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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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정부 고위관계자가 첫 원전 건설 사업자로 미국 업체인 웨스팅하우스 선정을 언급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수출길에 급제동이 걸렸다.

한수원,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EDF) 등 3곳이 경합 중인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은 6~9기가와트(GW) 규모의 가압경수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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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하우스에 밀려 수주 고배
폴란드-美 '안보협력' 영향 분석
한수원, 공조방식 사업참여 검토
현지 기업 원전건설 협력 가능성
UAE원전 3호기 <한국전력 제공>

폴란드 정부 고위관계자가 첫 원전 건설 사업자로 미국 업체인 웨스팅하우스 선정을 언급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수출길에 급제동이 걸렸다. 다만, 한수원은 아직 공식 발표가 남았고 웨스팅하우스와 공조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30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 28일 트위터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및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 뒤 우리의 원전 프로젝트에 안전한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이용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수원,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EDF) 등 3곳이 경합 중인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은 6~9기가와트(GW) 규모의 가압경수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자 선정은 폴란드와 미국의 안보 협력이 증요하게 고려됐다. 그랜홈 장관은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발언에 대해 "대서양 동맹이 우리의 에너지 공급을 다변화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며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것에 대항하는 데에 하나로 뭉쳐있다는 것을 러시아에 보여주는 선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 역시 "폴란드의 전체적인 안보 구조에 있어 미국이 전략적 파트너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새정부 들어 원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은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등을 통해 사업에 참여하는 우회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세계 1위 원전기업이었던 웨스팅하우스는 최근 독자적인 시공 능력이 경쟁사들에 비해 떨어진 상황인 반면, 한국은 가격 경쟁력이 강하고 준공 시기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이미 웨스팅하우스는 미국에서 보글 원전 건설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며 "이집트 엘다바 프로젝트 수주처럼 한국이 웨스팅하우스와 협력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가 지난 21일 제기한 한국형 원전 수출 제한 요청 소송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도 향후 협력관계 유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이 폴란드 원전 건설에 공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이 폴란드 원전 민간 사업 수주에 한발 더 다가서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폴란드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폴란드전력공사(PGE), 폴란드 민간 에너지기업 제팍(ZEPAK)과 폴란드 패트누브 화력발전소 부지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간 한국과 폴란드는 원전사업과 관련해서 긴밀하게 협의해 왔으며, 한수원은 폴란드 공기업 및 민간기업 주도의 원전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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