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실려갔지만 병원 이름도 몰라"…소통 힘든 외국인 애끓는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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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각 병원 응급의료센터와 장례식장에는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 사상자를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우리말이 서툴어 의료진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사망, 실종 소식을 알게 돼도 어디에 가야 친구를 찾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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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이비슬 박재하 구진욱 기자 = 30일 오후 각 병원 응급의료센터와 장례식장에는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 사상자를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우리말이 서툴어 의료진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사망, 실종 소식을 알게 돼도 어디에 가야 친구를 찾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호주 국적의 남성 A씨(24)는 "사건 현장에서 친구가 사망해 병원으로 실려가는 것을 봤지만, 어느 병원으로 후송되는지를 몰라 한참을 헤맸다"며 "저의 (신상) 정보를 알려줬지만 병원 측에서는 아무런 정보도 줄 수 없다고 했다"고 울먹였다.
이어 "(사고 당시) 친구의 여권을 가지고 있어서 겨우 친구를 찾을 수 있었다"며 "친구가 사망한 사실을 (주변 지인들이 모르고 어떻게 알려야 하는지 몰라서 직접) 사망 소식을 알리는 데만 4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오전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 실종자 접수 대기실에서 만난 스리랑카인 리카스씨(33)도 "친구의 휴대전화는 이태원 파출소에 있다고 하는데 친구 소식을 아예 모르니 걱정이 된다"며 "어느 병원에 있는지만 알면 너무 좋을텐데 (이송된) 병원이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가야할지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했다.
현재까지도 모든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실종자의 가족들은 실종자가 사망했는지 살아있는지, 사망했다면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어 장례식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애를 태우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휴대전화, 지갑 등을 잃어버려 지인,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사례도 허다했다. 이날 용산경찰서를 찾은 일본인 B씨는 "지갑을 잃어버려 친구가 안치된 병원까지 갈 방법이 없다"며 "경찰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흐느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사망자 153명 중 외국인 사망자는 20명이다. 이들은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외국인 사망자는 2명으로 집계됐으나, 한국인과 외적으로 유사한 사망자들의 국적이 확인되면서 20명으로 늘었다.
한편 서울시는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120다산콜센터를 통해 외국어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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