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문의 한건도 안왔다”…부동산시장 규제 풀려도 시큰둥
15억 이상 아파트 많은 강남
"고금리 부담에 집값 불투명
실수요자도 매수 안나서"
미분양 쌓이는 지방 분양시장
"다주택자 규제 풀어야" 주장도
지난 27일 정부가 거래·분양 시장의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되돌리기에는 이번 규제 완화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 완화 방침이 발표되고 첫 주말을 맞은 30일 건설·부동산 시장은 이전과 다름없이 거래가 얼어붙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27일 발표 이후에도 추가 문의가 들어온 것이 전혀 없다"며 "다주택자에게 해당되는 규제 완화가 없다 보니 강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 공인중개사도 "2~3주 더 지켜봐야겠지만 고금리 시대에 금리를 두고선 무슨 규제를 풀어도 거래가 활기를 띠기 어렵다"고 말했다. '10·27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에 따르면 15억원 초과 아파트도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고, 무주택자·1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완화하는 등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에서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호가 기준)는 총 36만1689가구로, 이 가운데 강남 3구에 21만2555가구(59%)가 몰려 있다.
거래 침체가 워낙 심각한 상황에서 금리 이외의 백약이 무효라는 반응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234건에 불과하다. 신고 기간이 남아 있다고 해도 전년 동월 2195건 대비 90% 가까이 거래가 감소했다. 특히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9.4를 기록하며 지수 80선이 깨졌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양업계는 다주택자 관련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도금 대출 한도를 기존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확대했지만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지방의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시행사들은 전체 가구의 10~20%만이라도 먼저 팔아 달라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1인 가구 증가로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급이 많은데, 다주택자 규제를 풀지 않으면 지방 분양시장은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대책 발표를 통해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언급하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은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 매매 가격은 각각 3.66%, 4.44% 하락(24일 기준)했다. 이는 전국과 서울 아파트값 하락률 2.49%, 2.47%를 웃도는 수준이다.
경기도의 경우 화성시(-7.36%), 시흥시(-6.84%), 오산시(-6.40%) 등이 큰 하락률을 보였다.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시세보다 싼 매물이 올라오면 집주인들이 공인중개사를 무작정 비난할 정도로 민감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조정대상지역 위주의 해제로 세종시 외에도 경기·인천 등 수도권 일부 규제 지역 해제가 예상된다"며 "투기과열지구는 경기도 일대 안산시 단원구나 화성시 동탄2지구 등의 해제를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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