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자 없는 '이태원 핼러윈'... 정부 매뉴얼 무용지물, 안전요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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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로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두고, 정부와 지자체 대책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안전관리 매뉴얼까지 마련했지만, 이번 참사처럼 정확한 주최자가 없을 경우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구도 이를 인지해 사고 발생 이틀 전인 27일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해 안전사고 예방과 거리 청결 대책 등을 논의했지만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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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주최자 없이 자발적 모여 대응 한계" 변명
안전 요원 배치도 없어... 지자체 부실 대응 도마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로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두고, 정부와 지자체 대책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안전관리 매뉴얼까지 마련했지만, 이번 참사처럼 정확한 주최자가 없을 경우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지역축제 안전관리 매뉴얼’을 발간했다. 매뉴얼에선 순간 최대 1,000명 이상 참가가 예상되는 지역축제 개최자는 축제 30일 전에 지방자치단체 등에 안전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권고했다. 지자체는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지역안전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계획을 심의하고 검토해야 한다. 매뉴얼은 행안부가 과거 압사 사고 사례를 분석해 여러 차례 개선한 내용이다.
매뉴얼에 따르면 축제가 열리면 안전요원을 우선 배치하고, 지역축제 행사장 내 종합안내소를 운영해야 한다. 경찰은 안전관리계획에 따라 행사장 주변지역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해 소방 구조·구급요원 및 소방차량을 현장에 대기시켜야 한다. 축제가 끝나면 안전관리 요원을 재배치해 관객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매뉴얼은 이번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 용산구와 경찰, 소방 등에서 행사를 앞두고 안전대책을 점검했지만, 안전요원 배치 미비 등 현장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 지자체에선 이번 행사가 특정단체나 지자체가 주관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외국인이 많이 밀집한 이태원 일대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매년 핼러윈 축제를 전후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혼란이 예고됐다. 용산구도 이를 인지해 사고 발생 이틀 전인 27일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해 안전사고 예방과 거리 청결 대책 등을 논의했지만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주최가 명확하지 않고, 시민들이 특정 날짜와 장소에 대규모 인파가 모이면서 발생했다”며 “사전에 매뉴얼 적용이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1992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아이돌그룹 '뉴키즈 온더 블록' 내한 공연 도중 압사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고, 2005년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가요콘서트에서도 압사 사고로 11명이 사망하고 70명이 다쳤다. 행안부는 전국에서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어지자 매뉴얼을 마련해 지자체 등에 배포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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