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취향 알려면···" 유통家, 2030 바이어 늘린다

박시진 기자 2022. 10. 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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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주축 2030세대 눈 높이 맞춰
콜라보 완판 행렬에 아이디어 상품도
'깜짝' 아이디어에 매출도 고공행진
이마트X언더마이카 협업. /사진제공=이마트
[서울경제]

유통업계가 젊어지고 있다. 소비 주요 주축으로 떠오른 2030세대의 트렌드에 맞춰 바이어들까지 점점 저연령화하는 추세다. 특히 백화점이나 인터넷몰에 비해 트렌드를 쉽게 쫓을 수 없었던 대형 마트들도 2030세대를 잡기 위해 젊은 층의 바이어들을 대거 고용했다. 이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젊은 패기로 내놓는 상품 마다 ‘완판’ 행렬을 이어가는 등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의 2030세대 바이어는 전체 기준 80%를 차지했다. 롯데마트는 2030세대 바이어 인원이 이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5%가 증가했고, 홈플러스는 2년 전 대미 16%가 많아졌다.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20대 바이어는 155%까지 확대됐다.

2030세대가 소비의 큰 주축으로 떠오르며 이들을 공략하는 바이어 역시 젊어지는 추세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 뿐 아니라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들에게 특화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성과로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의 고영수(39) 바이어는 지난 5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언더마이카와 협업 한 팬츠 한정 판매에 나섰다. 행사 당일 특정 플랫폼에서 한정 수량만 판매했음에도 완판을 이끌어 냈다. 이후 8월에도 이마트 단독 신상품 200매를 모두 판매했으며, 오는 31일에는 SSG랜더스 KBO 최초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기념 ‘바시티 자켓’을 250벌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김나연(27) 바이어는 피크닉 시즌에 맞춰 유부초밥과 김밥, 초밥, 롤로 구성된 피크닉 세트를 순차적으로 론칭한 결과 최근 2년 간 매출 하락세던 깁밥과 롤 상품을 올해 들어 41%가량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청담 ‘우월’과 마블나인이 협업한 오마카세 14종. /사진제공=롯데마트

롯데마트는 대대적으로 ‘관심 급구 프로젝트’라는 사업명으로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광고마케팅팀에 속한 2030세대 바이어 강산(32)·이의섭(27)씨가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젊고 새로워진 이미지를 2030세대 방식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객 경험을 발굴하고 있다.

먼저 롯데마트는 지난 4월 롯데의 시그니처 와인 'LAN 멘시온'의 출시를 기념해 동묘 와인바와 손잡고 한달간 팝업 레스토랑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당시 와인바는 매일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지난 7월에는 롯데마트 하이엔드 한우 브랜드 '마블나인' 공식 런칭에 앞서 한 달 간 청담 '우월'과 함께 오마카세 메뉴로 '마블나인'을 선공개했다. 당시 레스토랑 예약을 잡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하루에 20세트씩 선물세트로 판매했던 한우세트 역시 동이 났다. 또 ‘K-품종’을 알리기 위해 '블랙위너 수박' 팝업스토어를 7월부터 9월까지 강원도 양양의 서피비치에서 진행한 결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직원이 홈플러스 하이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 2030세대 바이어 장주현씨는 최근 TV 예능 등에서 화제를 모았던 ‘얼그레이 하이볼’의 인기를 RTD(Ready to Drink) 상품으로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7월 선보인 ‘얼그레이 하이볼’과 ‘레몬토닉 하이볼’은 불과 한 달 만에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두 상품은 일부 점포에 남아있는 소량의 재고를 제외하면 전체 수량의 판매가 끝났다. 그가 기획한 ‘설빙 인절미막걸리’ 역시 지난 3월 론칭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과 매출 모두 막걸리 카테고리에서 각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 마트의 바이어가 젊어질 수록 매출은 급증했다. 이달 기준 홈플러스 바이어의 평균 나이는 35.4살로 5년 전인 2018년 대비 3.6살 낮아졌다. 이들이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약 120% 신장했다. 아울러 바이어의 나이가 5.9살 평균 하향된 홈리빙 품목은 5년 새 매출이 70% 상승했고, 같은 기간 무려 7살 어려진 일상 용품 품목 매출은 110% 올랐다. 5년 전보다 바이어 나이가 3.6세 어려진 차·주류팀 매출도 30%가 증가했다.

대형 마트들은 젊은 바이어들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2030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상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할 경우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 경쟁력까지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층의 주축으로 떠오른 2030세대 바이어들의 활약 덕분에 쇼핑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한 젊은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게 됐다”며 “고객들의 집객 효과는 물론 브랜드의 젊은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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