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빈 "이태원 참사 눈앞에서…CPR 했지만 결국 살리지 못해"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윤홍빈(28)이 급박했던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을 돌이켰다.
윤홍빈은 30일 오후 인스타그램에 "참사는 함께 아파하고 애도해야 할 사건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어 윤홍빈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핼러윈 이태원을 즐겨보자는 생각에 이태원을 갔었고 참사를 눈앞에서 겪었던 어제"라며 "메인 거리는 그야말로 카오스였고 여자친구와 거리를 떠밀려 다니며 위험하다는 말을 수십 번은 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다. 경찰들은 큰 대로변에만 배치되어 있었고 세계 음식 거리에는 경찰들이 아예 없이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었다"라고 적었다.
윤홍빈은 이후 예약해둔 지인의 술집으로 향했다며 "담배를 태우기 위해 밖에 나가자 사람들이 한두 명 실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보자마자 압사 사고를 예측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썼다.
"점점 많은 사람이 실려 나가고 더 이상 구급차로 실을 수가 없어서 골목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CPR을 실시하고 있었다"면서 "저도 바로 달려가서 CPR을 실시했다"라며 "골목에서 수십 명이 동시에 CPR을 실시하며 '제발 눈 떠'라는 말이 사방에서 들려왔고 제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제가 살리려 노력했던 분도 결국 살리지 못했다"라고도 했다.
아울러 윤홍빈은 "이 참사는 전조 증상이 충분히 있었고 예방이 가능했던 참사"라며 "우측 통행을 할 수 있도록 가운데 경찰분들이 서 있기라도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많은 경찰공무원분들이 너무나 힘들고 고생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에 그저 배치를 잘못한 사실이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끝으로 "제발 모두가 두 번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뼈저리게 노력했으면 좋겠다. 원인을 밝히고 반복되지 않는 거에만 초점을 맞추기를 바란다"라며 "본질을 흐리는 논의는 없었으면 좋겠어서 글을 쓰게 되었다"라고 맺었다.
핼러윈을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인파가 몰리며 대규모 압사 사건이 벌어졌다. 소방 당국은 30일 오전 10시까지 해당 사고로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쳐 233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했다.
[사진 = 윤홍빈 인스타그램]-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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