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사고 수습·후속조치가 최우선”···대국민담화 등 총력대응[이태원 핼러윈 참사]
중대본 회의 주재 “신속한 신원확인, 실시간으로 정확히 알려달라”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사고의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다음달 5일 자정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말 참담하다. 어젯밤(지난29일) 핼러윈을 맞은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과 참사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 나선 건 지난 5월10일 취임 이후 처음이다. 담화 발표는 사건 발생 시각으로부터 11시간30여분 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 입은 분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한다”며 “소중한 생명을 잃고 비통해할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슬픔을 가누기 어렵다”면서 국가 애도기간 지정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신속한 의료지원과 철저한 사고 원인 분석을 통한 근본적 개선 의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핼러윈 행사뿐만 아니라 지역 축제까지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질서 있고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담화를 마친 직후 윤 대통령은 참사 현장을 둘러본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쳐서 가족을 잃어 슬픔에 잠긴 유가족분들과 다친 부상자들을 한 분 한 분 각별하게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부의 모든 발표는 국민에게 정확하게 전해져야 한다”며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 신속한 신원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언론에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원확인에 우선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새벽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수습본부를 즉각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전원 24시간 비상대응태세에 돌입했다.
중대본 회의 결과 이날부터 일주일이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됐다.모든 공공기관과 재외공간에는 즉각 조기가 게양됐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은 애도를 표하는 리본을 패용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애도 기간 중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부문도 가급적 행사와 축제를 자제하도록 협조를 요청할 것을 관계 부처에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이후 일정도 대부분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깊은 관련성을 갖지 않는 일정은 재조정되고 있다”면서 “오늘 고위당정협의회도 사고 발생으로 바로 연기됐다. 일단은 최우선 순위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용산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구호금, 정부합동분향소 설치 및 운영비용 등이 중앙 정부 지원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서울시내에 조만간 특별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대해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이태원 사고수습과 후속 조치에 둔다는 담화문 발표에 따른 조치”라며 “정부는 중대본 심의를 거쳐 부상자 치료비와 사망자 장례비 등 사고를 당한 분들에게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이러한 지원은 용산구민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두 명의 광부가 매몰된 경북 봉화의 광산 매몰 사고를 두고는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최선을 다해 구조 작업에 임해 달라”면서 국가가 단 한 분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달라고 강조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핼러윈(31일)을 앞둔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동 일대에 인파가 몰려 심정지 환자가 속출하는 등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으로 153명이 숨지고 103명이 다쳐 모두 256명의 사상자가 확인됐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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