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10년… 공동체 복원하고 지역경제 활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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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주년을 맞은 지리산 둘레길이 성찰과 순례라는 화두로 한국 사회에 '걷기 여행'의 새로운 장을 연다.
지리산 둘레길은 제주올레와 더불어 한국 사회 걷기 열풍의 효시다.
차이가 있다면 제주올레는 민간이 추진했고, 지리산 둘레길은 민관(사단법인 숲길·산림청)이 함께 만든 길이다.
지리산 둘레길은 전북·전남·경남 3개 도와 남원·구례·함양·산청·하동 5개 시·군의 120여 개 마을을 잇는 우리나라 대표 숲길로, 21개 구간 29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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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km 코스, 민관이 함께 조성
제주올레와 함께 걷기여행 새 장
개통 이래 탐방객 600만 명 육박
올해 10주년을 맞은 지리산 둘레길이 성찰과 순례라는 화두로 한국 사회에 ‘걷기 여행’의 새로운 장을 연다. 세상에서 가장 긴 야생화가 피는 길로 기네스북에 등록된 데 이어 생태·역사·문화적 가치를 바탕으로 지난해 5월 국가 숲길로 지정됐다.
지리산 둘레길은 제주올레와 더불어 한국 사회 걷기 열풍의 효시다. 첫 코스가 열린 시점은 제주올레가 수개월 일렀지만, 완전 개통 연도는 둘 다 2012년이다. 차이가 있다면 제주올레는 민간이 추진했고, 지리산 둘레길은 민관(사단법인 숲길·산림청)이 함께 만든 길이다. 지리산 둘레길은 전북·전남·경남 3개 도와 남원·구례·함양·산청·하동 5개 시·군의 120여 개 마을을 잇는 우리나라 대표 숲길로, 21개 구간 295㎞에 이른다. 개통 이래 지난 9월 현재 599만 명이 다녀가 600만 명 돌파를 앞뒀다.
둘레길은 지리산의 신경망이 돼 ‘지리산 공동체’를 복원하는 데 이바지했다. 둘레길을 통해 마을과 마을이 연결되면서 주민 사이 교류도 활발해졌다. 사단법인 숲길 장준균 사무국장은 “둘레길은 인위적으로 만든 길이 아닌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 마을길 등을 연결한 자연 그대로의 길이라는 특성이 있다”며 “주민이 방문객과 부담 없이 정감을 나누고 자기 삶을 돌아보며 이웃과 정을 나누는 길”이라고 말했다.
지리산 둘레길 조성은 지리산 댐 문제에서 출발했다. 1990년대 후반 정부가 경남 함양군 휴천면 용유담 일대에 홍수 방지 등을 목적으로 댐 건설을 추진했고 상류인 남원 실상사까지 수몰될 위기에 처했다. 실상사를 중심으로 댐 건설 반대 운동이 본격화했다. 2004년 도법 스님은 실상사 주지 소임을 내려놓고 생명평화 탁발 순례단을 이끌었다. 탁발 순례단은 민관이 힘을 합쳐 지리산에 걷는 길을 내자고 제안했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도법 스님을 이사장으로 사단법인 숲길이 만들어졌고, 산림청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리산 둘레길 덕분에 늘어난 탐방객은 지역을 바꿨다. 하동군 화개면 가탄~원부춘 제15구간과 둘레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남원시 인월~함양군 금계 제3구간이 대표적이다. 가탄~원부춘 구간에 탐방객 방문이 크게 늘면서 화개장터는 관광지로 변모한 지 오래됐고 주변 경관에 매료된 탐방객의 귀농이 잇따르고 별장 같은 집들이 들어섰다. 하동군 화개면에는 2019년 93가구, 2020년 134가구, 2021년 107가구가 귀농했다. 슬로시티 센터가 있는 악양면도 상황이 비슷하다.
인월~금계 구간의 함양군 마천면 창원과 송전마을에는 휴양을 위한 산촌 체험마을이 조성됐다. 남원시 인월 산내면은 상권이 크게 활성화하고 음식점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 일대 웬만한 민박집은 매 주말 예약이 모두 찬다. 운수업계도 둘레길 효과를 톡톡히 누린다. 방문객 수송을 위해 남원역에서 둘레길 시·종점으로 운행하는 버스 편이 하루 10회 이상 증차됐고 둘레길 지역만을 운행하는 택시도 생겨 났다. 미약하지만 고용 창출 효과도 있다. 현재 지리산 둘레길에는 지자체별로 5개 안내센터와 3개 안내소가 있다. 숲길체험지도사 등 40여 명이 이곳에서 일한다. 이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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