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검색 폭증”이라더니…‘안전사고 방지’에 경찰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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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핼러윈데이 주말을 맞아 종합치안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안전 관리를 위한 경력은 한 명도 추가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비업체 대표는 "행사 주최가 명확히 있었다면 경비업체에 안전관리 의뢰를 하고, 인원을 추산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경력 추가 배치 해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주최 측과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있어도 이런 사고는 안 터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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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주최 없어서” 한계 지적
경찰은 핼러윈데이 주말을 맞아 종합치안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안전 관리를 위한 경력은 한 명도 추가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 단속을 비롯해 성추행, 소매치기 등 각종 사건·사고를 막기 위한 인력에만 200여명을 투입했다.
30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10만명 이상 인파 운집이 예상됐던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는 안전관리를 위한 별도 경력은 동원되지 않았다. 경력의 상당수는 보수단체와 양대 노총이 집회를 연 광화문에 배치됐다. 경찰청 경비국 관계자는 <한겨레>에 “운집에 따른 압사사고에 대비한 경력 배치는 이전 핼러윈 데이에도 없었다”며 “재난관리기본법상 안전관리 책임이 지자체에 있고, 집시법상 집회에 해당하거나 지자체 주관으로 안전관리위원회를 열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유관기관으로 경력배치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어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 경비병력들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이번 행사에 다수 인원 몰린 거란 건 경찰도 충분히 예측했던 일이다. 관할 서인 용산경찰서는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내어 “올해는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 처음 맞이하는 핼러윈으로, 클럽 등 영업 제한이 해제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축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상 핼러윈과 이태원을 단어로 한 검색량이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안전 사고를 위한 경력 배치는 없이, 112·형사·여성청소년·교통 등 각종 사건·사고를 막기 위한 137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관할서의 현장 마약 단속까지 예고된 상태였다.
경찰 내부에서도 안이한 대응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시도경찰청장은 “혼잡이 우려되는 대규모 행사에 지자체와 정부기관이 함께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보통 수차례 대책회의를 갖고, 안전요원과 경찰력을 충분히 배치한다”고 지적했다. 전직 경찰 고위직 간부도 “타종 행사 때도 서울경찰에서 자체적으로 구역별 인력을 배치하고, 통로도 만든다. 구청과 협의가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안전 관리 책임을 두고 경찰과 지자체 등 각 주체들의 책임 공방만 벌어지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전 간담회에서 용산구청에 시민 질서 유지와 통제를 철저히 하기 위해 지구촌 축제때처럼 질서요원을 배치하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상인회 역시 경찰과 지자체에 사전 통제 협조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는 <한겨레>에 “용산경찰서장까지 나온 자리에서 경찰과 지자체에 사전 통제 요청을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도 오세훈 시장의 해외 순방 와중에 할로윈 데이 관련 별도의 안전 대책을 수립하거나 논의하지 않았다. 권우정 서울시 안전지원팀장은 “두개 구 이상이 걸쳐 있는 축제는 서울시가 관여하지만 할로윈 데이는 그렇지 않다”며 “용산구로부터 지하철 무정차 등 협조 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명확한 행사 주최가 없다보니 안전 관리에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5∼16일 비슷한 지역에서 열린 지구촌축제는 관광특구연합회가 주최하고 서울시 용산구가 후원한만큼 지자체 질서요원 등이 투입돼 인근 도로가 통제돼 인파가 분산됐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비업체 대표는 “행사 주최가 명확히 있었다면 경비업체에 안전관리 의뢰를 하고, 인원을 추산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경력 추가 배치 해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주최 측과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있어도 이런 사고는 안 터진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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