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 한 외동아들인데"…황망한 유족들 '오열'

CBS노컷뉴스 민소운 기자,CBS노컷뉴스 임민정 기자,CBS노컷뉴스 박희영 기자 2022. 10. 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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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만 하던 애에요. 외동아들이요. 기숙사 생활 하다가 (주말 맞아) 잠깐 나와서 이번(핼러윈)에만 딱 한번 놀고서 공부 더 하겠다고 그랬는데(부모님에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였어요."

30일 오전 7시쯤, 밤새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조카 A(16)군의 소식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B씨는 "너무 많이 눈물 흘려서 이제 눈물이 살짝 마른 그런 상황"이라며 황망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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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던 열여섯 외동아들"…사무치는 유족들
곳곳서 통곡 소리… 유족 쓰러져 병원 이송 되기도
사망자 151명, 일산동국대병원 등 36개 병원 분산 안치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서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실종자 접수를 마친 가족과 관계자들이 대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공부만 하던 애에요. 외동아들이요. 기숙사 생활 하다가 (주말 맞아) 잠깐 나와서 이번(핼러윈)에만 딱 한번 놀고서 공부 더 하겠다고 그랬는데…(부모님에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였어요."

30일 오전 7시쯤, 밤새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조카 A(16)군의 소식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B씨는 "너무 많이 눈물 흘려서 이제 눈물이 살짝 마른 그런 상황"이라며 황망함을 전했다.

B씨는 "오늘 오후 조카 시신을 서울삼육병원에서 확인했다"며 "미성년자니까 지문 없어서 유품 먼저 확인한 뒤 DNA를 채취하고 대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부만 하던 조카가 중학교 친구와 함께 둘이서 이태원 핼러윈 파티 현장을 찾았던 것"이라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 부모는 완전 쓰러진 상태"라고 전했다.

주민센터에서 외동딸인 C(37)씨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67)와 어머니(61)의 속도 타들어갔다.

C씨의 어머니는 "(우리 딸이) 취업을 빨리 한 편이라 무역회사에 입사해 최근에 대리가 됐다"며 "딸이 연락을 안 받길래 남편이 계속 전화를 했는데 새벽 3시에 경찰이 받았다"고 전했다. C씨의 아버지는 "날이 좀 쌀쌀하다고 옷도 따뜻하게 입고 나가라고 했는데"라며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결국 C씨의 사망 소식을 확인한 어머니는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친구를 잃은 외국인들 또한 슬픔을 삼키지 못했다. 호주에서 온 네이슨씨는 "친구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현장에 있었고 경찰관에게 (희생자 중) 친구가 있다고 말했는데, 신원 확인이 안 된다며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모습. 연합뉴스


이태원에 거주하는 스리랑카인 레하스씨는 "친구 무하마드 지나트(27)가 실종됐다"며 "어젯밤 9시에 같이 저녁 먹고 나는 일하러 가고, 친구는 새벽 1시부터 연락 안 받다가 지하철에서 핸드폰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레하스씨는 취재진에게 "혹시 외국인 몇 명 죽었는지 알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현재 이태원 핼러윈 압사사고로 인한 사망자 151명은 일산동국대병원, 순천향대병원을 비롯해 30여 개 병원에 병원에 분산돼 안치돼 있다. 그중 일산동국대병원에 안치된 사망자는 현재 12명으로 가장 많다.

이날 오후쯤 일산동국대병원 장례식장 내부엔 폴리스라인이 쳐졌다. 취재진과 유족들의 직접적인 접촉이 가로막힌 상황. 이곳에선 유족들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영결식장 내에선 비명소리와 오열소리가 잇달아 들려왔다. 오후 1시쯤, 시신을 확인한 뒤 오열하며 나가던 D씨는 장례식장 입구를 채 나서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연신 "어떡해, 어떡해"를 반복하며 오열하던 E씨는 10여분간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속속 도착한 유족들은 서로를 부축하고, 휴지로 터져나오는 눈물을 닦으며 가족의 시신을 확인하고 나왔다. 사망한 25살 여성의 큰이모라는 F씨는 "오늘 아침에 조카 소식 듣고 달려나왔다"며 "조카의 친구가 힘들어한다"고 말하며 친구를 부축해 장례식장을 떠났다.

이날 오후 실종자 신고접수 상황실이 설치된 한남동 주민센터는 유족들의 울음소리로 메워지기 시작했다. 숨죽이며 가족의 소식을 기다리던 새벽과 달리, 신원과 사망 확인이 됐다는 전화를 받은 유족들은 전화로 주변에 상황을 알리며 울음을 터뜨렸다. 센터 앞엔 애도를 표하는 조기가 게양돼 바람에 나부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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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민소운 기자 soluck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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