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골든타임 4분”… 생존사슬 작동 어려움에 비극 커져 [이태원 핼러윈 참사]

안병수 2022. 10. 3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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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의 희생자가 막대했던 데는 사고 현장의 특성상 심정지 환자 수백 명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신속하게 시행하기 어려웠던 점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면 하지 않을 때보다 환자의 생존율이 3배 이상 높다고 분석한다.

생존사슬이란 심정지 환자 목격자가 즉시 환자 상태를 파악한 뒤 주변의 도움과 119 신고를 요청하고, 이후 심폐소생술이 핵심인 응급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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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의 희생자가 막대했던 데는 사고 현장의 특성상 심정지 환자 수백 명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신속하게 시행하기 어려웠던 점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면 하지 않을 때보다 환자의 생존율이 3배 이상 높다고 분석한다.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의료진과 경찰, 소방대원들이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지역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
30일 노영선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폐소생술은 매우 중요하다. 심장이 멎은 직후부터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면 사실 환자의 심장이 다시 소생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사상자들이 쌓이면서 구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는 환자들의 생존율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이번 참사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추후 확인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사망자는 외부 압력에 의한 심장박동 정지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이나 무거운 물체에 깔려 심정지 상태에 빠지면 뇌와 장기로 혈액을 공급할 수 없게 된다. 빠른 시간 안에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할 경우 뇌사 상태에 이어 사망에 이른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특심정지 환자가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는 치료 골든타임은 발생 후 4분에 불과하다. 그 이후로 시간이 지나면 숨지거나 살아남아도 심한 뇌 손상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 심정지가 5~10분 이어지면 조직 속 산소가 급격히 떨어지며 뇌와 장기에 손상이 발생한다. 10분 이상 지나면 심각한 조직 손상으로 인해 현재 의술로는 효과적인 소생법이 없다. 심한 뇌 손상 또는 뇌사상태에 빠지거나 숨질 수 있다.

심정지 환자의 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선 일련의 ‘생존사슬’이 작동해야하는데, 이마저 여의치 않아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생존사슬이란 심정지 환자 목격자가 즉시 환자 상태를 파악한 뒤 주변의 도움과 119 신고를 요청하고, 이후 심폐소생술이 핵심인 응급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목격자가 해야 하는 1~3 단계와 전문 의료진이 시행하는 4~5 단계로 나뉜다. 목격자가 의료진 도착 때까지 최대한 숨통을 붙잡고 있어야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사고 현장을 담은 영상과 사진 등으로 미뤄보면, 주변 사람들이 심정지 환자에게 응급조치를 제때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수많은 인파가 좁은 골목 등 열악한 여건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등 구급대원들조차 환자에게 접근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 교수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최선을 다해서 구조하고 살아남으려고 노력했지만, 정말 많은 인파가 좁은 골목에 있었다”며 “심지어 소방까지 출동이 지체될 수밖에 없어 결국은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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