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어디서 찾나…말도 서툰데” 외국인들도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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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이튿날 부상자들과 사망자들이 옮겨진 병원과 실종자 접수처에는 연락이 닿지 않은 가족과 지인을 찾으려는 외국인들의 다급한 발길이 이어졌다.
우리말이 서툰 이들은 "어딜 가야 실종자 정보를 알 수 있냐"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전날(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사망자 중 외국인 사망자는 19명, 부상 16명(30일 오후 1시 기준)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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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이튿날 부상자들과 사망자들이 옮겨진 병원과 실종자 접수처에는 연락이 닿지 않은 가족과 지인을 찾으려는 외국인들의 다급한 발길이 이어졌다. 우리말이 서툰 이들은 “어딜 가야 실종자 정보를 알 수 있냐”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30일 오후 실종자 접수처가 마련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를 찾은 50대 필로멘 애비는 “아들이 이태원 클럽에서 일하는데 아침에 집에 오지 않았다. 걱정되는 마음에 경찰들 붙잡고 사정하니, 여기로 오라고 해서 일단 실종 신고 접수를 했다”고 말했다. 18년 전 코트디부아르(옛 아이보리코스트)에서 아들과 단둘이 한국으로 이주한 그는 “가족이라고는 우리 둘뿐인데, 지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딜 가야 아들 소식을 들을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이날 오전 서울 순천향대병원을 찾은 호주인 ㄱ씨는 “친구를 찾고 있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우린 아무런 정보도 찾을 수 없다. 나의 자세한 정보를 병원에 와서 알려줬는데, 아무런 정보도 안 준다”고 울먹였다. 이날 오전 친구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서울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을 찾은 외국인 여성 두 명도 오열하며 발만 동동 구르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 다니는 노르웨이 출신 외국인 학생도 이번 사고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외국인 학생과 함께 전날 밤 이태원을 찾았던 오스트리아 교포 김아무개씨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사망자 151명 중 141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날(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사망자 중 외국인 사망자는 19명, 부상 16명(30일 오후 1시 기준)으로 확인됐다. 외국인 사망자는 새벽 6시에는 2명으로 집계됐으나 중국인 등 한국인과 외적으로 비슷한 사망자들의 신원이 확인되면서 19명으로 늘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출신 중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핼러윈데이 행사에서 발생한 인명사고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해당 주한 대사관에 긴급 통보하도록 지시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외국인도 실종자 신고 접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영어 등 4개 국어를 120다산콜센터(02-2199-8660, 02-2199-8664~8678, 02-2199-5165~5168, 02-120)를 통해 지원한다. 법무부도 외국인 사상자의 신원 확인과 유족 입국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도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외국인 사상자 신원 확인, 유족·보호자 입국 및 체류, 통역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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