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밀어! 줄다리기하듯 앞뒤서 압박…눈 앞 하얘졌다"

방영덕 2022. 10. 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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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유튜버, 이태원 참사현장 증언
"영차영차 하면서 밀었다" 목격담도

구독자 60만명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가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줄다리기하듯 엄청 강한 힘으로 앞, 뒤 양쪽에서 압박이 왔다"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유튜버 선여정은 30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떻게든 사람들 틈 사이로 나와보니 처참했다"며 이태원 사고 당시의 상황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이태원에서 브이로그 촬영 중이었다는 선여정은 사고 초반에는 "너무 혼란스러우니 다들 안 오시는게 좋다. 압사 당하고 난리났다"며 "너무 심각해요, 질서도 없고"라고 했다. 이어 "경찰과 구급차가 오기 전에 원래도 사람이 많았지만 그래도 순환되며 걷다가 갑자기 한번 엉키기 시작하더니 힘으로 밀고 당기다가 아수라장이 됐다"며 "인파에 밀려서 친구랑 멀어질 때 이러다가 죽을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뒤에서는 '야 밀어~우리가 더 힘세'라고 하고 우측 통행을 하자해도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닌, 밀려서 떠 내려가는 느낌이었다"며 "어느 순간 순환이 엉키면서 갑자기 서로 힘을 밀더니 줄다리기하듯 엄청 강한 힘으로 앞, 뒤 양쪽에서 압박이 오며 눈앞이 하얘졌다"고 했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이해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오전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이 희생자들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마침 같이 간 친구가 힘이 센 편이어서 자신을 붙잡고 인파 속을 뚫고 나왔다는 그는 "원래는 뉴스에 보도된 사고 지점 쪽으로 내리막길을 가려고 했었는데...기분이 참 이상하다. 생각이 많아져 잠이 안 온다. 운이 좋아 빠져 나오게 된 제가 본 건, 의료진은 적고 환자는 많아 일반인 분들이 돕는 상태였다. (쓰러진 사람들은) 이미 창백해져 있었다"며 "재난영화처럼 사람들이 절규하는 게 온전히 느껴질 정도의 상황이었다"고 했다.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호텔 옆 골목길에는 핼러윈 파티를 즐기려는 수만명이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29일 밤 10시 15분경 해당 골목길에서 시민 중 일부가 갑자기 넘어졌고 이내 사람들은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현장에서 참변을 피한 생존자들은 공통적으로 "누군가 넘어지면서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라거나 "살려달라고 많이 했는데 아예 (몸이) 안 빠지는 상황이었다""영차 영차하면서 뒤쪽에서 계속 밀었다" "사람끼리 너무 꽉 끼어있어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고 사고 당시를 전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사고로 30일 오후 1시 기준 151명이 사망하고 10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성별은 여성 97명, 남성 54명으로 집계됐으며 나이대는 대부분 10, 20대로 파악됐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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