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D-9일…"승리정당 예측한 쏠림 투자는 도박" [월가월부]

신윤재 2022. 10. 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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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1년후 주가 분석해보니
민주당 승리때 수혜 업종
친환경·의료·인프라·방산
공화당은 에너지·플랫폼·제약
민주당 대통령에 공화당 의회
美증시 평균수익률 가장 높아
변수 많아 예측 어려운 선거
위험 고려해 분산투자해야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미국 중간선거가 11월 8일(현지시간) 열린다. 미국 중간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2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대회에 이어 글로벌 경제 투자 향방을 가르는 또 하나의 대형 정치적 이벤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원에서 참패할 경우 조기 레임덕 현상이 불거지며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승패를 떠나 중간선거라는 불확실성 제거로 인해 미국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1950년 이래 중간선거 직후 미국 증시는 대부분 상승 곡선을 보였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8번의 중간선거 이후 1년 뒤 시점까지 S&P500지수는 평균 16%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2018년 중간선거 때는 선거가 끝난 뒤 1년간 S&P500이 약 12% 상승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민주·공화 양당의 입장 차가 부각되는 정책들이 눈길을 끈다. 양당은 △우크라이나 지원 △기후변화 △생산·제조시설과 대외정책△헬스케어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수혜주로는 친환경과 의료, 인프라스트럭처, 방산이 꼽힌다. 공화당 테마주에는 전통 에너지와 제약, 대형 플랫폼, 소비재주가 포함돼 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경기 침체 우려에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지원보다 미국 내 경기 회복이 급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하원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은 인권을 더욱 중시하는 입장이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늦출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최근 민주당 내에서도 의원 수십 명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휴전 협상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등 기류에 변화가 감지된다.

민주당은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친환경 에너지 투자 확대도 강조한다. 공화당 반대를 무릅쓰고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에 3690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켰다. 공화당도 친환경 에너지 확대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기후변화가 최우선 과제는 아니라고 보며, 석유와 천연가스 등 기존 화석연료 사용까지 포괄적 확대를 주장한다. 특히 IRA는 하원에서 공화당의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국내에서 주목도가 높은 사안이다. IRA는 미국은 물론 국내 태양광·풍력업체들에 대해서도 호재로 작용해 왔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승리하더라도 법안 시행에 어깃장을 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국의 신재생 에너지 설치량이 공화당 지역구에 더 많다 보니 관련 일자리도 많고 지원책도 더 필요하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누적 기준 미국의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설치량은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 내에는 50만개가 넘는 신재생 에너지 관련 일자리가 있는데, 이는 IRA 덕분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RA로 공화당 의원들은 자신들의 지역구에 막대한 보조금을 받게 된다.

대중 정책에 있어서도 미국은 강경한 자세로 대응한다는 초당적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민주당은 미국 내 자체 생산을 매우 강조하는 데 반해, 공화당은 경기 침체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어 필요시 배터리와 원료 등의 생산·조달을 중국과도 분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의료보험 확대를 지지하는 데 반해 공화당은 의료보험 지원 정책에 회의적이다.

역대 사례들을 찾아보면 지금까지 미국 증시는 대통령과 의회를 민주당이 차지했을 때 대체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보였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1927~2015년 사이 미국은 민주당 정권 때 연평균 증시 수익률이 10.7%로 공화당 정권 때 평균 수익률(-0.2%)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1945~2021년 사이 미국 증시는 민주당 대통령에 공화당 다수 의회가 있었던 14년 동안이 가장 좋았고, 공화당 대통령과 민주당 다수 의회가 있었던 22년 동안은 가장 안 좋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배런스는 이 같은 통계를 근거로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유의미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사례가 적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중간선거는 총 38차례 있었는데 하원에서 다수당이 바뀐 적은 8차례, 상원에서 다수당이 바뀐 적은 14차례에 불과했다. 또한 민주당이 백악관을 차지했을 때 미국 증시가 대개 더 좋았던 것은 유가 안정, 군비 지출 확대, 그리고 해외에서의 뚜렷한 경제 성장률 덕분이었다고 분석했다.

배런스는 "중간선거 전후 포트폴리오 조정이 있을 순 있어도, 어느 정당이 승리할 것이냐에 따라 장기 목표에 기반한 자산 배분을 변경하는 건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의회를 누가 장악하느냐'가 증시 수익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투자하라는 것이다. 의회를 장악할 정당의 경제·재정적 영향력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어 선거 결과가 투자의 주요 자산 배분 결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다. 그 대신 리스크 회피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위험 요소를 관찰하며 장기적으로 사고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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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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