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들 “이태원 사진 공유 그만”...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려

오서연 2022. 10. 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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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진 공유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학회는 "여과 없이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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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혐오 표현 자제해달라"
언론 '재난 보도 준칙' 준수 강조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서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실종자 접수를 마친 한 가족과 관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진 공유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30일 긴급성명을 통해 “인명피해가 큰 사고로 국민은 또 하나의 커다란 심리적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됐다”며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이번 참사로 추가적 심리적 트라우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학회는 “여과 없이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자신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을 권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건 사진을 많이 보지 말라"고 경고하며 "궁금해도 기사로만 사건을 접해야 한다. 사진으로 여러 차례 접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원래 사진으로 접하는 것은 PTSD 진단 기준이 아니지만, 반복해서 계속 사망자의 모습을 보면 PTSD가 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PTSD는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을 경험한 뒤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껴 시간이 지나고도 재경험을 통해 괴로워하며 그 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아울러, 학회는 혐오 표현 역시 자제해야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학회는 “재난 상황 시 온라인상에서 나타나는 혐오 표현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유가족과 현장에 있었던 분들의 트라우마를 더욱 가중하고 회복을 방해한다”면서 “이러한 혐오와 낙인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해 재난 상황을 해결하는 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언론을 향해서는 재난 보도 준칙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학회는 “언론은 취재 보도 과정에서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 등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인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번 사고로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올바른 정신 건강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등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참사로 사망한 분들의 유가족과 지인, 다친 분들과 가족, 목격자, 사고대응 인력 등을 비롯한 많은 국민의 큰 충격이 예상되며 대규모의 정신 건강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세월호 참사, 코로나19 대유행을 비롯한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처럼 민간 전문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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