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 두고 혼자만" "딸 시신도 못 찾아"…발걸음마다 눈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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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만난 A씨는 전날(29일) 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날 각 병원 응급의료센터와 장례식장에는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 이후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와 가족을 찾으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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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51명, 실종자 접수 3580건…당국 "사망자 더 나올 수도"
(서울=뉴스1) 특별취재팀 = "쌍둥이 형을 두고 혼자만 (압사 현장을) 빠져나왔어요. 너무 힘들어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만난 A씨는 전날(29일) 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살았다'는 기쁨도 잠시, 곁에 있어야 할 쌍둥이 형이 보이지 않았다. 불과 몇시간 뒤 형 이름을 사망자 명단에서 발견했다.
이날 각 병원 응급의료센터와 장례식장에는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 이후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와 가족을 찾으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같은시각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러시아 여성 B씨는 "사촌동생이 친구와 함께 이태원에 갔다고 들었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동생이 사망한 걸로 추정되는 것 같아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울먹였다.
현재까지도 모든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실종자의 가족들은 실종자가 사망했는지 살아있는지, 사망했다면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어 장례식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애타게 실종자를 찾아다니고 있다.
올해 20살이 된 딸을 찾아 밤을 지새운 부부도 "성인돼서 처음으로 이태원 가고 싶다고 한 연락이 마지막일 줄 몰랐다"며 "순천향대 병원으로 새벽에 시신을 찾으러 왔는데 밤사이 인근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해서 병원을 계속해서 돌고 있다"고 울음을 터트려며 말했다. 이어 "빨리 딸의 시신이라도 찾고 싶다"고 답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태원 참사 사망자는 순천향서울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대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보라매병원, 은평성모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여의도병원 등으로 이송된 상태다.
이태원 압사 참사 실종자를 접수 중인 한남동주민센터 지하 1층 대기실에도 실종자의 부모, 지인, 친구라고 밝힌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보호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면서 조용히 실종자의 소식을 기다렸다. 실종자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전화에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70대 여성은 전화를 받자마자 탄식하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오열해 함께 있던 가족의 부축을 받고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총 3580건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전화접수가 3493건, 방문접수가 87건이다.
반면 자녀의 안전을 확인한 가족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이태원에 놀러간 딸(23살. 회사원)과 연락이 닿은 한 부부는 "딸이 깔려있다가, 함께 (이태원을 갔던) 언니가 구조했다고 들었다"며 "안양에 있는 병원에서 의식을 찾아 언니 전화로 연락이 와서 알게 됐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에서 사는 한 부부는 딸(25. 회사원)과 연락이 되지 않아 놀라서 서울로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정을 알고보니) 딸이 휴대전화를 떨어뜨렸고, 휴대폰을 분실해 연락이 되질 않았던 것"이라며 "딸은 다리 인대를 다쳐서 깁스를 했다. 분실한 딸의 지갑과 휴대폰을 찾으러 경찰서에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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