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또래, 너무 마음 아파서···”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추모 발길

유종헌 기자 2022. 10. 3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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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규모 압사 사고로 151명이 사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인근에는 30일 오전부터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아직 정식 분향소가 차려지진 않았지만, 시민들은 사고 소식에 저마다 안타까워하며 현장을 찾아 헌화했다.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 부근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과 편지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울산의 한 청소 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동춘(28)씨는 이날 새벽 기차를 타고 서울로 상경했다. 안개꽃을 들고 이곳을 찾은 김씨는 “사망자 대다수가 내 또래라 들었다”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7시쯤 울산 직장에서 새벽 근무가 끝나고 다른 일터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사고 소식을 접했다고 했다. 작업복을 입고 현장을 찾은 그는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싶었다”고 했다.

오후 1시 30분쯤 현장을 찾은 강모(64)씨는 인근 상가 건물 벽에 국화꽃을 붙였다. 그리고선 떨리는 손으로 ‘좋은 세상 가셔서 못다한 꿈 이룩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어떻게 현장을 찾게 됐느냐’는 질문에 한참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사망자) 숫자가···.내가 잘못 본 줄 알았어요. 적은 숫자가 아니잖아요.”

강모(64)씨가 30일 사고 현장 인근에 남긴 국화와 추모 글. /연합뉴스

인근에 거주하는 강씨는 경북 영주 여행을 떠났다가 어젯밤 사고 소식을 접하고 새벽 6시반 기차로 상경했다. 그는 “사고 장소는 내가 수십번도 넘게 다니던 곳”이라면서 “이제 평생 이곳은 들르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김모(53)씨 부부도 국화꽃을 들고 이곳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김씨는 “희생자들이 우리 자녀 또래뻘”이라면서 “제대로 잠도 못자고 새벽부터 자녀들과 조카들에 전화를 돌렸다. 마음이 너무 아파 국화꽃 한송이라도 놓고 가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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