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청와대 이전 탓” 남영희에 민주 “부적절”

[이태원 참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 회의를 마치고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남영희 부원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며 윤석열 대통령 등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삭제했다. 당 지도부는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 지적했다.

남 부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백번 양보해도 이 모든 원인은 용산 국방부 대통령실로 집중된 경호 인력 탓”이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이번 참사는) 여전히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하는 희귀한 대통령 윤석열 때문”이라며 “핼러윈 축제에 10만 인파가 몰릴 것이라 예상한 보도가 있었지만 경찰 등 안전요원 배치는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그는 “대통령 출퇴근에 투입돼 밤낮 야근까지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경찰 인력이 700명, 마약 및 성범죄 단속에 혈안이 돼 투입된 경찰 200명, 모두 용산경찰서 관할 인력”이라며 “평소와 달리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 거란 예상을 하고도 제대로 안전요원 배치를 못한 무능한 정부의 민낯”이라고 덧붙였다.

남 부원장은 “축제를 즐기려는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남 부원장은 이후 논란이 되자 페이스북에서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태원 참사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남 부원장이 일방적으로 윤 대통령 등의 사퇴를 촉구한 것 등에 대해 당에서는 부적절한 행동이란 지적이 나왔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남 부원장) 개인 의견”이라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런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당 의원들에게 “당분간 불필요한 공개 활동이나 사적 모임은 자제하고 특히 음주나 취미 활동 등은 중단해달라”며 “의원님을 비롯한 소속 지방의원과 보좌진 등의 발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 글 게시 등에 매우 신중을 기하도록 관리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