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지진 안전지대 아닌 한반도' 다시 일깨운 괴산 지진
(서울=연합뉴스) 토요일인 29일 오전 8시 27분께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장연면 조곡리) 지역에서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중앙에 위치한 괴산군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면서 충청 지역은 물론 서울, 강원, 경남 등 전국 곳곳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지진이 발생하자 정부는 피해 상황 파악과 긴급조치 등을 위해 당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이와 관련, 지진 발생지와 인접한 괴산군 감물면 구월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났고 집이 많이 흔들렸다"며 "여태 살면서 이렇게 큰 흔들림을 느낀 지진은 처음"이라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3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까지 지붕파손, 벽체균열 등 주택 13건, 석축 1건의 피해가 집계됐다. 충북도는 피해 신고된 건축물 안전 점검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비롯한 큰 피해 신고는 다행히 없었고 원자력발전소 등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지진은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일깨웠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한 지진이자 역대 38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다. 한반도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하기는 작년 12월 14일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한 이후 10개월여만이다. 우리나라는 지질 구조상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어 비교적 지진에서 안전한 편이지만 한반도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은 연 1∼2차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한반도에서는 이번까지 포함해 '규모 4.0 이상 5.0 미만' 지진이 1번, '규모 3.0 이상 4.0 미만'이 5번, '규모 2.0 이상 3.0 미만'이 55번 발생했다. 한반도에서 역대 가장 규모가 컸던 지진은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7㎞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이었다. 이어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일어난 5.4 지진이 두 번째였다. 이번 지진과 관련, 원인 단층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인 파악에는 좀 더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반도에는 약 450여 개의 활성단층(최근에 움직임이 있었고 가까운 미래에 움직일 수 있는 단층)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반도에 '지진 안전지대'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괴산 지진의 경우 다행히 큰 피해가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관련 당국은 이번 지진을 계기로 향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때를 대비한 제반 대책을 재점검하거나 업데이트하기 바란다. 지난 2017년 포항 지진의 경우 수능 하루 전날 발생했는데, 일부 지역 수능 시험장과 예비시험장에 균열이 생기면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다. 수능이 연기되면서 당시 논술고사 등 대입 수시·정시모집 일정은 물론 일부 지역 고교 입시 일정이 잇따라 연기되는 등 큰 혼란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규모 4 정도의 지진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며 "지자체는 시설물 내진 설계를 확대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한 지진 대피 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 만큼 관련 당국은 철도와 전력, 항만 등 주요 국가기반시설의 내진보강과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 등의 학교 시설에 대한 내진 성능을 향상하는 작업을 다시 한번 점검하기를 희망한다. 이와 함께 주택 복구 지원금 등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지원제도도 현실에 맞게 재조정하는 것도 요구된다. 지반안전 확인을 위한 전국 단층조사도 가능하면 조기에 마무리하거나 사각 지역에 대한 조사도 꼼꼼히 챙겨보기를 기대한다. 지난해 12월 제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지하단층을 시급히 조사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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