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0만명 예상됐는데…'이태원 참사' 행정당국 무대책 도마에

윤다정 기자 2022. 10. 3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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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가 행정당국의 준비 미비로 인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날 '핼러윈 데이'를 맞아 10만명 안팎의 인파가 몰렸지만 서울시나 용산구 등이 주최한 행사가 아니다보니 별도의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별도 행사가 열린 것이 아니라 핼러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일이라 사전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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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용산구·경찰 사전 대비 부족 지적 제기
시·구청 별도대책 없어…경찰 200여명만 배치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 한 시민이 두고 간 꽃이 놓여져 있다. 이태원 압사사고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이날 현재 사망 151명, 중상 19명, 경상 63명이다. 2022.10.3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가 행정당국의 준비 미비로 인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년 만의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대형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더 철저히 대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3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용산구는 오는 31일까지를 핼러윈데이 긴급대책 추진 기간으로 정하고 이태원 일대에 대한 방역과 행정지원, 민원대응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지난 27일 배포했다.

또한 경찰은 28~29일 이태원 관광특구를 중심으로 매일 약 10만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28일부터 경찰력 200명 이상을 이태원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용산구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이태원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모일 때를 대비한 안전 대책은 따로 담고 있지 않았다.

여기에 경찰이 배치한 병력과 용산구에서 현장에 파견한 인력 정도로는 좁은 골목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통행 인원을 관리하기 역부족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날 '핼러윈 데이'를 맞아 10만명 안팎의 인파가 몰렸지만 서울시나 용산구 등이 주최한 행사가 아니다보니 별도의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지난 8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 때에는 주최 측인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서울 영등포구와 함께 시민 안전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2019년 행사에 80만명의 인파가 몰렸던 만큼 3년 만에 돌아온 축제를 더 많은 시민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행사장 인근 도로가 통제되고, 관람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5호선 여의나루역은 혼잡도에 따라 무정차 통과하거나 출입구가 임시 폐쇄됐다.

여의도역, 여의나루역 등 행사장 주변 16개 역사에는 평소보다 5배가량 많은 259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별도 행사가 열린 것이 아니라 핼러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일이라 사전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에서 집회와 시위가 열리며 경찰 인력이 분산되면서 이태원 일대가 전혀 통제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 대응 방안 브리핑에서 "그 전과 비교할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얘기가 있는데 통상과 달리 소방, 경찰 인력을 미리 배치하는 걸로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서울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과 경비 인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 경찰, 경비 병력 상당수는 광화문 쪽으로 배치돼 있었다"며 "이태원은 종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평시와 비슷한 수준의 병력이 배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별도의 행사나 축제 없이도 구름 인파가 한곳에 집중되는 경우에 진·출입 유도 등과 같은 질서 유지의 책임은 1차적으로 경찰에게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행사에는 주관자가 있어 안전조치가 가능하나 각종 기념일에 진행되는 모임의 경우 이러한 조치가 전무하다"며 "시민 모임을 통제할 수는 없으나 진출입 유도로 질서 유지를 위한 조치가 향후 반드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인해 30일 오전 9시40분 기준으로 사망자 151명, 부상자 82명이 발생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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