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오른 이재용, 연말까지 바쁜 일정...'뉴삼성' 구상 내놓을까

오문영 기자 2022. 10. 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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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회장 승진 10년 만에 회장직에 오르며 뉴 삼성 구축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만간 이병철·이건희 선대 회장에 버금가는 신경영 구상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미래 사업 파트너사들을 두루 만나는 등 글로벌 경영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30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연말까지 뉴 삼성 구현을 위한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올해 남은 주요 일정으로는 내주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11월19일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 35주기, 12월 정기 사장단·임원 인사 등이 거론된다.

창립기념일과 선대 회장 추도식 메시지를 통해 뉴 삼성 비전을 제시할지 관심이다. 이 회장이 지난 27일 회장 취임 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밝힌 인재와 기술, 창의적 조직과 개방적 문화, 동행 철학(고객과 주주·협력회사·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말 정기 인사·조직개편은 이 회장의 신경영 구상을 엿볼 수 있는 포인트로 꼽힌다. 삼성 안팎에서는 쇄신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은 인사가 예상된다.

한 재계 인사는 "이 회장은 2014년 부친이 쓰러진 이후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동안 8번의 정기 인사로 조직 구성에 있어서는 이제용 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이미 지난해 사업 부문 수장 모두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과 현재 대내외 악재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점도 배경으로 언급했다.

사장단 외 인사에서는 이 부회장의 성과주의 원칙에 기반한 인재 등용 철학이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30대 임원이 배출되는 등 조직 전반의 세대교체를 지속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사상 첫 여성 사장이 나올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 모습./사진=뉴스1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신사업 투자에 따른 사업재편 등 여부는 변수로 언급된다. 이에 따른 조직개편 시 임직원의 연쇄 보직 이동이 예상돼서다.

삼성은 과거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 등 명칭으로 그룹 컨트롤타워를 운영해오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미래전략실을 폐지했다. 현재 사업 부문별 3개의 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으나, 최근 대내외적으로 경영 환경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계열사 전반을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컨트롤타워 재건과 관련한 논의는 이미 진행형이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컨트롤타워 구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부활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전략·법무·인사 등 수원에서 수행하던 본사 기능을 서초사옥으로 복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신사업 발굴 역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국가적 외교 자산으로 통할 정도로 전 세계 기업인은 물론, 정·관계 리더들까지 아우르는 것으로 평이 나 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 당시 화이자 백신 국내 조기 도입에 기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다만 계열사 부당합병 관련한 재판이 매주 1~2회 열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간 출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회장 취임 후 첫 출장지로 베트남, 일본, 중국, 인도 등 근거리 지역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규모를 갖춘 제조기업에 신사업 발굴은 재도약을 위한 필수과정"이라며 "이병철 창업주 하면 전자산업, 이건희 회장 하면 반도체가 떠오르듯, 이재용 시대를 무엇으로 정의할 것이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책임감도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이사회는 지난 27일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안건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해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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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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